디지털타임스

 


`의사불패` 경험 탓에… 안멈추는 전공의 사직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정부의 초강경 방침에도 전공의을 비롯 개원의 단체, 의대생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는 데에는 '의사불패'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의대 증원을 발표한 이래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있을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보건복지부는 업무 미복귀자에 대한 '의사면허 정지', 법무부는 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한 '구속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엄포를 놨다.

하지만 정부의 '엄포'에 아랑곳 없이 전공의 사직과 동맹휴학은 지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도 824명에 달한다.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현재 정부의 엄포에 대해 '비웃음'에 가까운 반응마저 내비치고 있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 회장은 SNS에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며 "(정부가)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이라는 글을 올렸다. 의대생 동맹휴학을 다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휴학계 내더라도 실제 1년 유급 안 된다"며 "1년 인턴 인원이 없어지는데 그렇게는 안 되고, 결국 다 올라갈 수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 듯하다"고 적은 글이 올라왔다.

2000년 의약분업 시행 당시 병원의 약 처방이 불가능해지자 의료계는 전공의부터 동네의원까지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의료대란이 현실화하자 정부는 수가 인상, 전공의 보수 개선 등과 함께 '의대 정원 10% 감축'에 합의했다.

2014년에는 정부가 원격의료를 추진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을 주도해 집단휴진을 벌였고 결국 정부가 물러섰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다시 의대 증원을 추진했지만 의협은 즉각 '총파업'을 선언했고, 전공의들은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이들이 대학병원 중환자실, 분만실, 수술실, 투석실, 응급실 등 필수인력까지 모두 포함한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정부는 또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의협은 2020년 9월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정부의 '항복 선언'을 받아냈다. 당시 의대생들은 동맹휴학과 함께 의사 국가고시마저 대규모로 거부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포기한 후에도 "국시 재응시는 원칙에 어긋난다"며 의대생의 재응시를 거부했으나, 의료계의 잇단 탄원에 결국 재응시 기회를 줬다. 재응시 기회를 얻은 의대생들은 시험을 치르고 면허를 취득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그동안 경험을 통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게 각인되고, 학습된 상태여서 '자신감' 있게 집단행동에 나서는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그는 "오래 가면 갈수록 (정부가)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의사불패` 경험 탓에… 안멈추는 전공의 사직
<사진: 연합뉴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