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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나선 에코프로… 공매도 먹잇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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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이후 대량 투매 가능성
손바뀜 잦아 변동성 커질수도
삼성전자·네이버도 주가 하락
액면분할 나선 에코프로… 공매도 먹잇감 될까
사진 연합뉴스.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가 5대 1 액면분할을 추진 중이다. 진입 문턱을 낮춰 신규 주주의 유입과 거래를 활성화 시킨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각에선 분할 이후 대량 투매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에코프로 주가는 60만원으로 올해 들어 3.6%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2.99%)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액면분할 추진 계획을 공시한 지난 7일 에코프로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7만원(13.75%) 치솟은 57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튿날에도 11.92% 급등하는 등 지난 16일 종가 64만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달 중 이사회를 개최하고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 안이 확정될 경우 발행주식수는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늘어난다.

기업의 액면분할은 기업가치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주가가 낮아지면서 이전보다 주가가 싸게 느껴지는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가격 때문에 투자를 꺼리던 투자자들에게도 접근성이 높아져 거래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액면분할 공시를 호재로 인식하는 이유다.

하지만 에코프로는 손바뀜이 잦은 종목인 데다가 공매도 비중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액면분할 이후 오히려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1월2일~12월28일) 에코프로 회전율은 99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 평균 회전율(541.93%)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회전율이란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손바뀜)가 자주 일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 역시 평균 5.07%, 코스닥 전체(2.22%) 대비 높게 나타났다.


앞선 사례를 살펴보면 '국민주' 삼성전자와 네이버 역시 액면분할 후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면서 주가 하락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 2018년 50대 1의 액면분할 단행한 삼성전자의 경우 거래 재개와 함께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액면분할 이후 거래 재개(첫 거래일 5월 4일) 일주일 만에 삼성전자 전체 거래대금(5337억원) 중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은 25.5%로 급증했다. 액면분할 직전일인 4월 27일 1.48%의 17배 수준이다. 액면분할 이전 230억원이었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도 350억원 수준으로 50% 가량 늘어났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5% 이상 빠졌다.

같은 해 10월 5분의 1 액면분할을 진행한 네이버 역시 재상장 당일 공매도 비중이 22.56%를 넘으며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재상장 5거래일 만에 8% 이상 빠지면서 52주 신저가를 쓰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2021년 한때 주가가 20배로 치솟으며 '밈(meme) 주식'으로 부상했었던 게임스톱이 다음해 4대 1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일 주가가 장중에는 8% 이상, 마감가로도 6% 넘게 급락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막연히 액면분할 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보단 실적 등 기업 펀더멘탈에 기반한 옥석가리기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액면분할 자체가 아닌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현재는 공매도가 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액면분할 이후 당장 영향은 없을 수 있지만 통상 기업의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낮아지고 나면 세력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이차전지 열풍'과 함께 상승세를 탄 에코프로는 작년 7월 주가가 129만3000원(25일 종가)까지 오르며 코스닥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종목)에 등극했다. 하지만 전방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지난 6일 기준 50만9000원까지 60% 폭락한 상태다.

에코프로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2952억원으로 전년보다 51.9%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855억원으로 61.2% 줄어들었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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