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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尹정부 소통방식 세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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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정치정책부 차장
[현장칼럼] 尹정부 소통방식 세련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입을 틀어막는' 정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는 도중 카이스트 졸업생인 녹색정의당 대변인이 '부자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R&D 예산 복원하라"고 소리를 지르자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강제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소리치는 것을 막고자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밖으로 내보냈다.

이 비슷한 장면은 또 있었다. 지난달 18일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다 '국정 기조를 바꿔달라'고 큰 소리로 외치자 경호처 직원들은 강 의원의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퇴장시킨 일이다. 이 두 경우를 두고 야권에선 과잉경호라고 비판했다.

녹색정의당 대변인이 소리치던 그 순간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R&D 예산을 복원하라고 소리치는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막은 상황에서 R&D 예산 확대를 약속하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됐다. R&D 예산과 관련한 논란은 올해 정부 본예산이 국회에 넘어갔던 지난해 말부터 예견됐다. 윤 대통령은 R&D 예산이 나눠먹기식으로 낭비되고 있다고 보고 과학계 이권 카르텔 혁파의 방법으로 R&D 예산 재편을 추진했다. 그 결과 올해 국가 R&D 예산은 지난해보다 4조6000억원 가량(14.7%) 삭감된 26조5000억원으로 정해졌다.

R&D 예산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한 정부는 전례 없는 연구개발비 예산 삭감에 학계의 반발이 크게 일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R&D 예산 확대 편성을 약속하고, 윤 대통령은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석사 80만원, 박사 110만원 등 연간 최대 2500만원 상당의 연구생활장학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학계가 R&D 예산으로 지급하던 인건비 등에는 '나눠먹기'라는 꼬리표를 붙였던 정부가 '연구생활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나랏돈을 주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 장학금이 R&D 예산 삭감으로 뿔난 학계를 달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곳은 이공계 뿐만이 아니다.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학계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23개 병원에서 전공의 715명이 사직의사를 밝혔고, 원광대 의대생 160여명이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다가 교수들의 설득으로 철회하는 일도 있었다.


의대 정원 증원은 윤석열 정부 이전부터 여러 정부가 추진 혹은 검토하다 의료계 반발에 무산된 정책이다. 윤 대통령은 필수의료진 부족 사태를 해결할 방법의 최우선 방안으로 의대 정원을 연간 2000명씩 10년동안 총 2만명 가량 늘리겠다는 해법을 내놨다. 최근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국민 상당수가 필수의료진 확충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는 터라 여론도 뒷받침됐다.
의료계·의학계의 반발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의대 정원 증원이 필수 의료진 확충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아주 극미한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되레 인기 진료과목 의료진 경쟁만 부추기고, 의대 교육환경은 악화하고, 건강보험 재정만 더 축나고, 이공계 인재를 의대로 흡수하는 역효과가 더 크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물론 국민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명분이 없다.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R&D 예산 삭감 후 불만이 팽배하자 급히 나온 듯한 연구생활장학금, 미흡한 전공의 사전 설득 작업 등은 모두 윤 정부의 소통 미숙의 결과로 보인다. 현상은 다르지만 과잉경호 논란을 두 번이나 겪는 것도 경호가 투박했기 때문이다.

소통과 설득의 기본은 '경청'이다. 경청은 필수다. 상대의 생각과 우려, 불안을 먼저 듣고 이해한 뒤 설명하고, 조율하면서 납득을 시켜야 설득이 가능하다. 윤 정부의 소통방식은 좀더 세련되어야 한다.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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