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사설] 우려가 현실 된 HMM 매각 결렬… 산은 무능·무책임 탓도 크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사설] 우려가 현실 된 HMM 매각 결렬… 산은 무능·무책임 탓도 크다
HMM 누리호. 연합뉴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매각이 불발됐다. 7일 산업은행은 "HMM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인 하림그룹과 7주에 걸친 협상을 벌였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하림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거래협상이 무산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영권과 투자자금 회수 시기를 놓고 양측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막판까지 양측이 합의하지 못한 부분은 '주주간 계약 유효 기간 5년 제한'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림 측은 재무적 투자자인 JKL파트너스의 '5년 간 주식 보유 조건'을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HMM을 민영화하는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장에선 예측 가능했던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각 작업 초기부터 하림이 HMM 인수 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능력이 있겠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JKL파트너스가 빠른 이익 실현을 꾀하는 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갖고 있는 1조6800억원 규모의 HMM 영구채도 문제였다. 두 기관은 이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인데, 그럴 경우 새 주인의 지분은 희석된다. 이런 요인들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음에도 산은은 HMM 매각을 강행했고 실패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산은의 책임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앞서 산은이 주도한 기업 구조조정은 줄줄이 좌초된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KDB생명(옛 금호생명)이다. 산은은 KDB생명 매각을 6차례나 시도했지만 인수자로 나섰던 하나금융 등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KDB생명의 재무구조 문제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향후 매각 재추진도 어렵게 됐다. 이번 HMM도 같은 수순을 밟았다. HMM 역시 새로운 인수자 찾기가 쉽지않을 전망이다. 대형 인수·합병을 성사시켜 나갈 능력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산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해운업 재편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골든타임만 날렸다. 매각 전략을 전면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 응분의 책임도 져야할 것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