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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투자조건부 융자 ` 2월 도입… 스타트업 자금애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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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 연간 10억원 이내로
"현금소진 방지·경영 집중효과"
"지난해 초기 투자를 받고, 올해 시리즈 A를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기업 성장이 예상했던 것 만큼 본궤도에 오르지 않아, 많은 지분을 내주고 적은 돈을 투자받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지난 2021년 창업을 시작한 최모 대표는 "사업화 단계에서 창업을 지속하기 위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지분희석을 감수하고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투자를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돕기 위한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가 이르면 2월 도입된다. 초기 투자와 후속 투자 사이의 '데스밸리'에 투자가 아닌 '융자'로 자금애로를 해결해주는 제도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투자조건부 융자는 미국과 같은 벤처 선도국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 제도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도입했고, 지난해 벤처투자법 개정을 통해 올해 2월부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정책 사업으로 시행한다.

아직 시장에서 사업성을 증명하지 못한 초기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영글기 전까지는 후속 투자를 받을 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앞으로 성장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율의 지분을 내줘야 하는 딜레마에 흔히 빠질 수 있다.

또 초기 스타트업은 인적 자원이 충분치 않아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는 것도 부담이다. 한 3년차 스타트업 대표는 "재무제표 만드는 것부터 VC 미팅, PT 등 대표가 투자 유치 업무에 뛰어들게 되면 회사 경영에는 거의 손을 놓는다고 보면 된다"며 "투자 때문에 경영에 소홀했다가 직원 줄퇴사로 회사가 엎어지는 케이스도 여럿 봤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2월 안에 투자조건부 융자의 공고를 낼 계획이다. 대출한도는 연간 10억원 이내로 대출금리는 올해 1분기 기준 정책자금 기준금리(2.9%)에서 우대금리를 적용해 2.4% 정도가 될 전망이다. 재원은 중진공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하며 대출 금리는 자금 조달 금리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다.
미국에서는 에어비앤비가 10억 달러(약 1조3269억원) 벤처 대출을 받는 등 유니콘 기업들도 애용하는 투자조건부 융자지만, 국내에선 아직 정책당국을 중심으로 한 시범 단계라 초기 창업 단계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총 지원 예산은 500억원 규모다. 신청·접수일 기준 12개월 내에 1억원 이상 투자를 받거나, 투자를 받을 예정인 중소기업이 지원할 수 있다.

투자조건부 융자에는 '대출 총액의 5% 이내의 신주인수권을 취득할 수 있다'와 '후속 투자 후 정책자금을 조기상환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대출금 전액 상환 전 신주인수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고, 만약 전액 상환한다면 행사권이 소멸한다는 설명이다.

김세중 중진공 융합금융처장은 "후속 투자 이전에 융자를 제공함으로써 초기 스타트업의 '현금 소진'을 방지하고,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상현기자 hyun@dt.co.kr

중진공 `투자조건부 융자 ` 2월 도입… 스타트업 자금애로 해소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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