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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의 내로남불] 중대재해처벌법, 이럴 거면 유예를 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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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안전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충실하기로 했다"
이 설명대로면 2022년 1월 27일에 직접 시행하고 현장 혼란까지 책임졌어야 산업현장이 더 나았을 것
[임재섭의 내로남불] 중대재해처벌법, 이럴 거면 유예를 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더불어민주당이 1일 중대재해처벌법 최종 협상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 의원총회 회의장 앞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일,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지 않고 그대로 시행하기로 결론 내렸다. 국민의힘이 협상의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당초 민주당이 주장해온 전제조건인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을 설치를 전격 수용하기로 했으나, 자신들의 협상안 조차 반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설명한 협상 불가 사유는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충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견을 수렴하려 했으나 의총에선 발언자 15명 가운데 10명가량이 법 적용 유예에 반대하고 노동계도 강하게 반대하면서 협상 불가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문재인 정부 말인 2022년 1월 27일 처음 시행됐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2020년 6월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12월 24일에 법안 심사를 강행하는 등 속도를 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시행에서만큼은 현실을 감안해 지난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민주당이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모두 쥐고 원하는 법을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있을 때는 준비를 이유로 유예하기로 했다가, 정권을 주고난 뒤 상대진영에게 '준비 부족의 책임'을 떠넘기며 강행했다는 얘기다. 지금 민주당의 입장대로라면 이후 벌어질 현장에서 혼란과 소송 등 사회적 비용 상승도 현 정부 탓으로 떠넘길게 분명해보이는 상황이다.


정말로 민주당은 '산업 현장'과 '노동자의 생명·안전'을 우선했다면, 모든 권력이 있던 자신의 정권에서 처음부터 법안을 일괄적용하고 책임까지 졌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가 당시엔 유예돼야할 이유가 없지 않나. 만일 민주당이 2022년 1월 27일에 직접 시행하고 현장 혼란까지 책임졌다면 정권은 여러 비판은 받았을 수도 있지만, 무능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산업현장 현실은 민주당 덕에 더 나았을수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꺼낸 말도 있다. 이 대표는 전날 국유철도, 광역급행철도(GTX) 구간 그리고 도시철도까지 도심구간에 예외 없이 지하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앞서 지난 3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슷한 내용을 발표한 것에 "집권 여당, 집권 세력은 약속에 익숙하지 않고 실천에 익숙해야 한다"며 "지금 철도 지하화, 역사 지하화와 관련해서도 약속을 할 것이 아니라 정부·여당은 실천을 하면 된다"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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