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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후티반군이 키우는 중동전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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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디지털뉴스부장
[현장칼럼] 후티반군이 키우는 중동전쟁 먹구름
미영 연합군이 마침내 전투기를 띄웠다. 예상은 했었지만 그 시점은 아무도 몰랐다. 전격적이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인 후티반군의 상선 공격을 더는 묵과할 수 없었다. 글로벌 무역에 암운이 드리우자 미군과 영국군은 지난달 11일 군사력을 동원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쉽게 끝날 줄 알았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1월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며 일찌감치 이스라엘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리고 즉각 행동에 옮겼다. 홍해 부근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공격하거나 납치했다. 위협을 느낀 글로벌 해운사들은 지난해 12월 15일 홍해 항행 중단을 선언했다. 이 여파로 가장 먼저 원유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유조선들이 홍해를 우회하면서 물류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중동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이번엔 후티 반군이 유엔에서 일하는 모든 미국과 영국 시민들에게 한 달 안에 예멘을 떠나라는 강제출국 명령을 내렸다. 이어 친이란 무장세력은 드론을 띄워 요르단(시리아라는 주장도 있다)의 미군 주둔지를 공격했다. 미군 병사 3명이 사망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복을 공언했다. 이렇듯 중동 정세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그 중심에 미국이 '국제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후티반군이 있다. 후티반군은 미군의 공습에 대해 "영광이자 축복"이라고까지 말했다.

인류의 예측능력이 아무리 높아졌다 하더라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세상 일인가 싶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손쉽게 무너질 줄 알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제압하고,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처리를 받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줄 알았다. 예상은 다 빗나갔다. 지금 중동의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예측불가한 '난장판'이다. 미군과 맞짱 뜬

후티반군은 누구일까. 이들의 정식 호칭은 '안사르 알라(신의 추종자)'다.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접경한 예멘 북동부, 사아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자이드(시아파의 종파) 무장정파 조직이다. 지난 1992년 무함마드 알-후티라는 성직자가 만들었는데 이 이름을 따 후티라고 불린다. 예멘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후티반군의 돈줄은 홍해에서 나온다. 이들은 홍해의 주요 항구인 후데이다를 장악해 막대한 돈을 끌어 모으고 있다.

후티반군은 중동의 지정학적 대결구도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사우디 주도의 수니파와 이란 주도의 시아파는 주도권 경쟁을 위해 혈투를 벌여왔다. 보수 왕정 사우디는 이란의 이슬람 혁명의 확산을 막고자 미국과 손 잡고 아랍권 수니파 국가들을 조직했다. 팔레스타인 독립 강경파인 하마스는 수니파다. 그런데 다른 수니파 국가들의 지원이 없자 이란에 밀착한 것이다.

미국은 고민이다. 중동 국가들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변수를 해결하려면 '전통 우호국' 사우디를 끌어들여야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다. 지난 2018년 언론인 카슈끄지 암살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를 콕 집어 비난하자 사우디는 단단히 변심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져도 빈 살만은 미국에 협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듯 미국과 긴장관계에 있는 중국의 중재를 받아들여 이란과 화해하기도 했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직접적인 교전 참여를 꺼려왔다. 그럼에도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해 미국은 후티반군 군사시설에 대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섰다. 목표물의 90%를 파괴했다고 하는데, 후티반군 군사력의 20~30%만 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후티반군은 이란의 영향권 아래 반미·반이스라엘 세력과 더욱 결집하고 있다. 여기엔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등 복잡한 세력들이 포함된다. 중동 전쟁의 먹구름은 이전부터 짙게 깔려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일단 대응 수위를 조절하며 사태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비정규전으로 단련된 후티반군이 더 적극적인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미국은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다.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결국 사태 해결은 가자전쟁에서 찾아야 한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시도하지 않은 아이디어는 평화 추구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포기해선 안된다. 너무 뻔하지만 평화가 답이다. k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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