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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에 北밀착 경고하되 종전 후 관계 위해 유연하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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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에 北밀착 경고하되 종전 후 관계 위해 유연하게 접근해야
브리핑하는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러시아 외무부 제공 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되면 양국 관계가 붕괴될 것임을 한국 정부에 경고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28일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한·러 관계의 관리에서 향후 러시아의 향배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고 되받아쳤다. 러시아가 한국 정부에 경고를 한 데는 최근 신원식 국방장관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한 발언이 계기가 됐다. 이를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지원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수위가 높아진 러시아의 경고를 보면서 한러 관계를 장기적 국익 차원에서 볼 필요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우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자유세계의 일원이고 침략전쟁을 부인한다. 배경이야 어떻든 주권국가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선악의 대립도, 자유세계와 공산세계의 대립도 아니다. 우리로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전선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해야 하지만 러시아를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대(對)러시아 제재에 적극 동참했고, 지난달에는 강화된 수출규제방침을 내놓았다. 그에 대한 반사작용인지 러시아는 북한과 가까워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방러 이후 포탄 거래, 다연장포 거래 등이 있었고, 두 차례 실패했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세 번 만에 성공했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의심된다. 우리와 러시아는 상호 소모적 대립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러시아도 대북 이해관계보다 대한 이해관계가 경제적으로나 지경학적으로 훨씬 크다. 그럼에도 양국은 우크라전쟁을 기화로 갈등이 생겼다. 조만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까지 점쳐진다. 한국에 대한 불만이 북·러 밀착의 한 원인일 수 있다.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신 장관이 정세를 정확히 읽고 발언한 것인지 의문이다. 대한민국은 통일을 위한 레버리지를 축적해야 하는데, 주변 4국 중 러시아가 가장 유효하고 통제할 만한 카드다. 미국이 공격용 무기의 추가 공급을 요구해도 우리 정부는 국방력 약화를 들어 인도적·재정적 지원에서 더 나아가서는 안 된다. 서방 각국은 러시아를 제재하면서도 뒤로는 티타늄 광물 등을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 맺은 천연가스 개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에 대북 밀착을 단호히 경고하되 종전 후 관계를 감안해 대러 외교를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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