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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칼럼] `서울의 봄`과 송영길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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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콘텐츠에디터
[박양수 칼럼] `서울의 봄`과 송영길 구속
'돈봉투 의혹'으로 수사 받아오던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전격 구속됐다.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당내 금품 살포 등의 혐의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공교롭게 같은 날 검찰은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절치부심, 내년 총선을 정치 인생 재역전의 기회로 벼르는 송·조 두 사람에게 사법 리스크는 최대 악재다. 정치적 사망 선고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두 사람은 586 학생운동권 출신 중에선 꽤 성공한 부류다. 586 출신 정치인은 1980년대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에 온몸으로 항거하며 '화염병'을 들었던 세대다. 최근 연일 흥행 신기록을 고쳐쓰며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과 시대적 배경을 공유한다. 이들 운동권은 이념적으론 종북과 반미 사상 등 좌파적 성향을 띤다.

사회 민주화와 더불어 386 운동권 인사들이 기득권 세력으로 떠올랐다. 구(舊)정권인 문재인 정권에선 핵심 요직을 장악할 정도로 주축 세력이 됐다. 그런데도 그들은 여전히 민주화 지분을 요구한다. '너희가 편안히 공부하며 민주화의 단물을 빨 때 우린 독재에 맞섰어. 그러니 우린 특별해'라는 도덕적, 윤리적 우월감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심리다.

그러한 도덕적 우월 의식이 자신과 생각이나 이념이 다른 집단을 만나면 배타적 공격성으로 표출된다. 기업가를 깔보고 배격하는 태도 역시 그러한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정감사장에 기업가들을 줄줄이 불러다가 어린애 꾸짖듯 호통 치고, 위세를 과시하는 행동도 '내가 너보다 깨끗하기 때문이야'라는 우월감이 있어서다.

더 고약한 점은 기성 사회의 법과 질서, 제도에 공공연한 반감을 갖고 공격한다는 것이다. '조국 사태'의 전개 과정만 봐도 그렇다. 보통사람의 눈으로 보면 조 전 장관의 자녀 관련 입시 비리는 공정과 법치를 파괴한 행위다. 이미 재판 결과를 통해서도 명백해진 사실이다. 그런 사람이 '정의'와 '공정'을 외친다. 총선 출마로 '비법률적'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벼른다. "조 전 장관이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한 사실이 없다"는 재판장의 질타도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막장 정치도 586 정치인이 주연이다. 대통령 부인을 '암컷'이라 칭하며 낄낄댄 최강욱 전 의원과 조 전 장관, 현 정부를 침팬지 집단에 비유한 유시민 이사장. 막장 정치인의 전매특허가 된 '지저분한 입'과 '구정물 언어'에 대다수 국민이 혐오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저질 정치인에겐 애초부터 국민이 안중에 없었다. 그들의 눈엔 막장 농담에도 더불어 낄낄대고, 자신도 해당되는 '암컷' 발언을 해도 감싸주고 동조해주는 '개딸' 같은 맹목적 지지세력이 있을 뿐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감히 할 수 없는 욕설을 자기 형수한테 퍼부어댄 사람에게 절대적 성원과 지지를 보내는 거대 정당에선 얼마든지 통할 일이다.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도 주인을 닮는다고 하지 않는가. 후보 공천권을 틀어쥔 거대 정당의 대표 눈에 들려면 그 정도 언어 구사력은 필히 갖춰야 할 능력이 아닌가 싶다.
왜 우리 사회에선 막가파 586정치인들이 활개칠까. 법치를 비웃고 국민을 깔보며, 정치판을 농락하는 데도 말이다. 그건 굳이 따질 것도 없이 국민이 못나서다. 더럽고, 메마른 토양에서 품질 좋은 작물이 자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치 시즌이 막을 올렸다. 내년 22대 총선에 나설 예비 후보자들이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은 여야 양대 정당 간에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사생결단의 장이 될 게 뻔하다. 거대 야당의 지도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법정을 드나들며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번 그랬지만 이번 선거도 주권자로서 국민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내가 주인인데도, 피 터지게 싸우는 전쟁터에 고립된 들러리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젠 국민이 날뛰는 황소의 고삐를 틀어쥘 때가 됐다. 그것은 알곡인 척하는 쭉정이를 가려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박양수 콘텐츠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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