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날 키워준 90대 유모 내쫓지 말라" 아버지가 아들에 승소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날 키워준 90대 유모 내쫓지 말라" 아버지가 아들에 승소
어릴적 자신을 키워줬던 90대 유모를 내쫓으려는 아들의 행위를 막아낸 초로의 아버지가 화제다. 아버지는 전문직으로 일하는 아들이 자신의 어릴 적 유모가 살던 오피스텔에서 쫓아내려는 것을 소송을 제기해 저지했다. 나아가 자신이 아들 명의로 사준 오피스텔도 돌려받았다. 아들은 유모의 편에 선 아버지에 의해 오피스텔마저 잃게 됐다.

8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40대 아들 A 씨가 90대 유모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인도 소송 항소심에서 청구를 기각하고 유모의 손을 들어줬다. 유모는 과거 A 씨의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를 키우고 집안일을 해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집을 나와 기초생활수급자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치매 증세마저 오게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는 2014년 7평(23.1m²) 크기의 오피스텔을 매입해 유모가 머물게 했다. 다만 유모가 사망하면 자연스럽게 아들 A 씨에게 넘겨주기 위해 오피스텔의 명의를 아들로 해뒀다.

하지만 2021년 아들 A 씨는 유모에게 오피스텔을 비워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더욱이 밀린 임차료 약 1300만 원을 한꺼번에 지급하라는 요구도 했다. A 씨는 "전문직으로 일하면서 모은 돈과 대출금으로 오피스텔을 구입했다"며 자신이 진짜 소유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아버지는 발끈했다. 아버지는 유모의 성년후견인을 자처하며 아들의 소송에 맞섰다. 결국 1심 재판부는 "오피스텔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아버지"라며 아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어 아버지는 아들 명의로 오피스텔이 등기된 것이 무효라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 소송도 진행해 승소했다. 아들은 유모를 내쫓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피스텔 소유권마저 아버지에게 뺏기게 됐다. 아들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아버지의 손을 들어줬다.
유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길러주신 은혜를 잊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아버지의 의지가 승소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이 사건을 '2023년도 법률구조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한기호기자 hkh89@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