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정기국회내 처리 불발된 예산안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마지노선
野 단독 감액수정안 처리 시사…與 "정부 예산편성권 빼앗는 헌정사 초유 해괴한 시도"
윤재옥 "협상 유리한 고지 취하려 엄포 놓지만 협상에 도움안돼"
野 단독 감액수정안 처리 시사…與 "정부 예산편성권 빼앗는 헌정사 초유 해괴한 시도"
윤재옥 "협상 유리한 고지 취하려 엄포 놓지만 협상에 도움안돼"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 '편성권'이란 정부의 고유한 권한마저 절대다수 의석의 야당이 국회 입법권을 동원해 빼앗겠단 발상은 우리 헌정사에서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의 기본원칙마저 무시하고 민생경제, 국정운영과 직결된 예산마저 정부 겁박의 카드로 쓴다는 건 민심 포기 선언"이라며 "정부 비판과 정부 발목잡기는 다르다. '예산심의'를 명분으로 '예산의 뼈대를 부수는' 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을 맡아 본 경험이 있는 민주당이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장 경험도 있는 이재명 당대표가 왜 이런 비상식의 늪에 빠져 있는지 안타깝다. 민주당은 '야당의 역할'과 '야당의 일탈 남용'을 명확히 구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총지출 656조9000억원 규모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총지출 증가율은 2.8%로 2005년 이래 최저 수준에, 정부 재량 지출(약 120조 원)도 약 20% 삭감됐다. 야당에선 조(兆)단위의 윤석열표 예산 삭감과 관심사업 부활·증액 등을 요구해왔다.
민주당 정부가 반대하는 관심사업 증액 등이 불발될 경우, 원안대비 자체 감액·증액 또는 대거 감액만 반영된 예산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단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협상이 안 되면 감액만 한 수정안을 민주당 단독안으로 표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 국회에서 증액을 하고자 하면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된다. 여야가 합의되지 않으면 정부에서 국회의 증액 사항에 대해 동의를 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감액만 해서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키겠다'는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증액 사업들도 이재명 대표 하명 예산이라든지 의미도 효과도 없는 현금살포성 사업이 대다수"라며 "이런 막무가내식 태도로 아직도 야당 일각에서 대선 결과 정권이 바뀌었단 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적인 의구심이 늘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앞두고 '20일까지 합의가 안 될 경우 단독처리'를 주장하는 건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가지겠단 취지로 읽히는데 협상엔 도움이 안 된다"며 양당 예결특위 간사 협의에 진지하게 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당일 오후 본회의를 앞둔 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이 예산안 감액안을 만들어서 단독처리하겠다고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 계속 엄포를 놓고 있는 건 생산적인 논의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 오만하게 보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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