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현철의 세상만窓] 한국전쟁과 닮은 꼴 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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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공통점
하지만 전쟁 2년가까이 이어지며 자유 진영에 '피로감'...지원동력 떨어져
22개국 자유국가가 직접 참전했던 한국전쟁과 대조적
"평화는 강력한 국방력과 국민의지만이 지킬 수 있다"는 진리 일깨워줘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북극곰' 러시아와 벌써 1년 10개월째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현 상황은 1950년 2차 세계대전 이후 벌어진 첫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 간 대결인 한국전쟁과 많이 닮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영토 확장 야욕에 불탄 러시아의 철권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침공에 의해 일어났다면, 한국전쟁은 극동아시아에서 지배력을 높이려는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소련공산당 서기장)으로 인해 발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돕는 미국 유럽 등 자유 진영 간 전쟁의 성격으로 확대됐다. 미국과 유엔이 참전한 한국 전쟁도 공산 진영과 자유 진영 간 대결이었다.



"조선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불개입 기조'는 1950년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자신으로 이름으로 (한국을 미국의 방위에서 제외한) 애치슨 선언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형성돼 있었다. 미국은 남한 내 군정을 끝내고 (북한에 강력한 친 소련 군대를 구축한 소련과 달리) 1948년 9월 군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이는 갓 태어난 신생 공화국(대한민국)을 제단위에 발가벗은 상태로 올려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47년 9월초 미 합동참모본부가 검토해 국무부에 보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군사안보 관점에서 미국이 남한내 부대나 기지를 유지하는 것은 전략적 이익이 거의 없었다."

1950년 12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순직한 미 8군 사령관 워커 장군의 후임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한 리지웨어 장군의 얘기다.



미국이 기피했던 대한민국은 '천우신조'로 자유 진영의 도움에 힘입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다. 미 국방부와 보훈부에 따르면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은 전투지원 16개국과 의료지원 6개국 등 총 22개국 연 인원 195만 7816명이었다. 미군은 178만 9000명이 참전, 이 가운데 전사자는 3만 3686명, 부상자 9만 2134명, 실종자 3737명, 포로가 4439명에 달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까지 미국을 포함한 유엔군 전사자는 3만 7902명, 부상자 10만 3460명, 실종자 3950명, 포로가 5817명으로 전체적으로는 15만 1129명을 기록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국군 전사자는 13만 7899명, 부상자는 45만 742명, 실종자 2만 4495명, 포로는 8343명으로 총 62만1479명이 피해를 입었다.



3년1개월간의 전쟁끝에 한반도 남쪽에서나마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대한민국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은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러시아보다는 우크라이나에 더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 진영이 확전을 우려, 직접적인 파병 대신 무기와 전쟁 물자로 지원 대상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그나마 지원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로선 당장 전쟁을 수행할 무기와 포탄 조달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반발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미국을 찾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미 의회를 향해 자국 군사 지원 방안이 포함된 미 바이든 행정부의 예산안을 시급히 처리해줄 것을 호소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미국 평화연구소'(USIP) 연설을 통해 "미 의회에서 지원이 연기된다면 해방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에서 패배할 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예르마크 실장은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전쟁 상황과 관련해 "미국의 직접적 예산 지원이 없다면 현 위치를 유지하는 것도, 국민의 생존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원안이 최대한 빨리 의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군사 지원이 끊길 경우 러시아를 상대로 전선에서 제대로 진격하기는 커녕 전황이 급속히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구축해놓은 강력한 방어 진지를 뚫지 못해 전황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우크라이나(614억달러)·이스라엘(143억달러) 군사지원과 대만 등 인도·태평양 국가 지원, 국경관리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1050억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미 의회는 오는 6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국경 자금 패키지를 표결할 예정이지만 야당인 공화당의 동의 없이는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2024년 11월로 다가온 대선에서 대외비간섭을 천명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우크라이나로선 나라의 존망까지 걱정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유럽내에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뚜렷한 가운데 EU(유럽연합) 회원국인 친러 성향 헝가리의 행보가 우크라이나에겐 골치다. 헝가리 우크라이나 현안을 EU 정상회의 안건에서 제외할 것을 강력 요구하고 있으며, EU가 전면 제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EU 지도부 및 주요국이 '헝가리 막판 설득'에 나섰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애초 7, 8일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마련한 500억유로(약 70조9000억원)의 추가 예산을 배정하는 것도 반대하고 있다. 이번 EU 정상회의 핵심 안건인 우크라이나 관련 현안이 무산될 조짐이 고조되자 다른 회원국들도 헝가리 설득에 나서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인들은 강력한 의지로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골리앗 러시아에 잘 맞서왔다. 푸틴으로서도 자국내 반전(反戰)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는 처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크라이나에 종전협정을 체결하라는 압력이 커질 것이다. 20만명 이상 사상자를 낸 우크라이나로선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도 되찾지 못하고 전쟁을 끝내기도 어렵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동아시아에서도 평화의 시대가 점차 저물어가는 모습이다. 재래식 전력의 비대칭을 핵무기 보유라는 한방으로 역전시킨 북한은 아직까지도 한반도의 공산화를 꿈꾸고 있다. 핵에 미사일, 정찰위성까지 갖춘 북한의 호전적 공세를 대한민국으로선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위장된 평화는 평화가 아니며, 평화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과 국민 의지에 의해 좌우된다"는 진리를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강현철의 세상만窓] 한국전쟁과 닮은 꼴 우크라이나 전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공산당 서기장.







[강현철의 세상만窓] 한국전쟁과 닮은 꼴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50Km 떨어진 보로디안카 도심의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로 변해 있다. 2022.6.12 (보로디안카[우크라이나]=연합뉴스)







[강현철의 세상만窓] 한국전쟁과 닮은 꼴 우크라이나 전쟁
김정은 만난 푸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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