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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값` 토지임대부 주택, 대출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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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10-2단지 등 사전예약 완료
토지 아닌 건물만 소유권 인정
국토부 "전용 모기지 이용 못해"
SH공사 "다양한 방안 검토할것"
[단독] `반값` 토지임대부 주택, 대출 못 받는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된 마곡10-2단지. SH공사 제공.



#. 직장인 A씨는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지난 11월2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인 '마곡10-2단지' 사전예약에 당첨됐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땅은 공공이 소유하고 아파트만 분양하는 형태다. 건물만 분양하다보니 가격이 싸 '반값 아파트'로 불린다.

하지만 당첨 이후 정부 연 1.9% 저리·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들었다. 토지가 아닌 아파트만 소유권이 인정되다 보니 은행에서 일반 주택담보대출도 받을 수 없다. 결국 2년 안에 3억원이 넘는 현금을 직접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급하고 있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분양자들에 대한 주택 대출상품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공공분양 브랜드 '뉴:홈' 중 하나로 공급되고 있지만, 토지임대부 주택은 뉴홈 전용 모기지를 이용할 수없다.

3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SH공사가 뉴홈 나눔형으로 공급하고 있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뉴홈 전용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하는 일반 분양주택과 달리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건물은 수분양자가 소유하는 방식인 만큼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적용하기 어렵다.

정부는 뉴홈을 공급하면서 장기, 저리 전용 모기지를 함께 내놨다. 나눔형의 경우 집값의 80%까지, 연 1.9~3.0% 고정금리로 최장 40년간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눔형으로 공급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만 대출상품이 마련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뉴홈의 하나로 공급되긴 하지만 분양방식이 달라 동일한 모기지 상품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현재 대출 상품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미 고덕강일3단지, 마곡10-2단지 등에 대한 사전예약까지 마쳤고, 2025년 본청약이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 대출상품은 물론 임대료, 환매기관 등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환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만 할 수 있다. 공급은 SH공사가, 매입은 LH가 해야 하는 구조다. 환매 가격은 최초 공급가액에 평균이율을 더한 가격으로 정해져 있지만, 주변 시세와의 괴리, 구분 소유권 가격 산정 방식 등에 대한 논란도 남아있다.

특히 가격 산정 방식은 향후 대출상품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급 후 전매제한 기간동안은 정부의 매입가격이 정해져 있어 대출 시에도 적정 담보 가격을 설정할 수 있지만, 전매제한이 끝나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해지면 적정 대출 금액도 새로 산정해야 한다.

앞서 LH가 공급한 토지임대부 주택의 경우 10년여 만에 최초 분양가보다 6억~7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해당 주택을 추후에 매입하는 구매자 역시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넘겨받는 만큼, 은행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교방식으로 적정 주택가격을 산정하기 어렵다.

통상 은행은 대출을 실행할 때 해당 담보물의 가치를 평가하고, 정해진 담보인정비율(LTV) 만큼 돈을 빌려준다. 인근 비슷한 단지와 비교하거나, 원가에서 감가를 제하는 방식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은 토지와 건물의 가치가 각각 매겨진다. 건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가가 발생하지만, 토지 가치 상승분이 더 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파트 감정가격은 최초 분양가보다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토지임대부 주택의 경우 수분양자가 건물만 소유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평가 금액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상 콘크리트 구조물은 매년 최초 가격의 50분의 1씩 가격이 깎인다.

결국 최초 분양가보다 가격은 올랐지만, 대출 가능 금액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SH공사가 아직까지 대출 방식을 확정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수분양자는 결국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지상권을 넘겨받는 것인데, 지상권에 대한 대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해당 주택의 담보가치를 평가할 것인지는 풀어야 할 숙제"라며 "공급 사례가 극히 적어 시중에 있는 일반적인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만큼 정부와 SH공사가 금융권과 논의해 빠른 시일 내에 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측은 나눔형 전용 모기지를 공유하거나, 앞선 LH 토지임대부 주택 사례를 참고한 대출상품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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