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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의식한 GTX-B 조기 착공… 졸속설계 부추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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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노선과 달리 1년만에 설계
업계 "정부가 무리한 요구"지적
내부서도 안전문제 우려 목소리
철도공단 "내년 3월 착공 가능"
총선 의식한 GTX-B 조기 착공… 졸속설계 부추긴 정부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실시설계 기간을 앞당겨 내년 3월 조기 착공하기로 했다. A와 C노선의 경우 실시설계에만 2년여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B노선은 1년 만에 실시설계를 끝내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내년 국회의원 선거 전 착공을 위해 실시설계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 등은 GTX B노선 설계업체에 내년 3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공언한 내년 착공을 위해 업체를 선정한 지 1년여 만에 설계를 끝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B노선 설계업체 관계자는 "여러 철도 설계 사업에 참여해 봤지만, 지금처럼 촉박하게 설계를 요구한 적이 없었다"며 "내부에서도 졸속 설계와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사업을 추진한 C노선의 경우 2021년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지만, 아직까지 실시설계를 마치지 못한 상태다. A노선 삼성~동탄 구간 역시 설계에만 2년 3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C노선 민간투자사업 구간은 별도의 기간 설정 없이 발주처와 사업자가 협의해 설계 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했고, A노선 재정(삼성~동탄)구간 역시 최초 공고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기간은 480일이었지만, 실제로는 2년여가 지난 2018년에야 실시설계를 마치고 착공에 들어갔다.

이밖에 강릉~제진, 월곶~판교 구간 역시 기본 및 실시설계에 2년 넘는 시간이 주어졌다. 설계 과정에서 우선착공 부분에 대한 부분 착공은 있었지만, 공식적인 착공은 모든 설계가 완료된 이후에야 가능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총선에 착공 시기를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이 GTX A노선 현장 점검에서 내년 초 B노선 착공을 강조하고, 이에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과감한 투자와 속도감 있는 추진"을 내세우며 내년 착공을 공언하는 등 업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조기착공만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 측은 법적으로 정해진 적정 설계 기간이 없고, 설계 기간이 짧다고 하더라도 생략되는 절차가 없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도 발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최초 공고 때부터 설계 기간이 명시돼 있었고, 현재 설계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도 이를 알고 입찰한 것"이라며 "공단에서도 이례적으로 B노선 전담 TF팀을 꾸리는 등 사업 진행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진행되고 있어 내년 3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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