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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칼럼] 한동훈 장관, 전동톱을 들어 올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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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논설실장
[이규화 칼럼] 한동훈 장관, 전동톱을 들어 올리시오
리더가 없는 선거는 없다.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구속돼도 그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를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아직 불분명하다. 잔바람에도 흔들려온 김기현 대표를 총선 리더로 여기는 사람은 본인을 포함해 거의 없을 것이다. 혁신위원회를 꾸린 것도 그 때문이다.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무개입 금지라는 '위선적 비현실적 올가미'로 인해 전면에 나설 수 없다. 뒤에서 조정은 하겠지만 선거를 이끌 수는 없다. 내년 총선은 '자유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렸다. 민주당은 좌로 방향을 틀려고 한다. 이런 때에 여당에 강력한 리더가 없다는 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대선에 도전했던 몇몇 인물들이 있으나 구심력을 잃어가는 팽이 신세다. 인요한 혁신위가 출범하면서 반짝 생기를 띠었던 당 분위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당 기득권 의원들의 희생을 요구했으나 모두 모른척하고 있다. 지역구를 수도권으로 옮기거나 불출마하는 게 혁신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확실한 건 지금처럼 무기력한 당의 모습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이 없고, 그 중 하나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이때 나타난 이가 한동훈 법무장관이다. 최근 그의 발언들은 지지층의 갑갑한 마음을 후련하게 해줬다. 송영길 전 의원의 '어린 놈' 비난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리 정치를 후지게 한 장본인은 당신네 사이비 민주화 운동권 아니냐'는 말은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을 대변한다. 민주화 '87체제'는 당시 수많은 학생, 직장인, 주부들까지 거리에 나와 시위한 결과이지 그들 소수 '운동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실 그들은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지유민주보다는 NL(민족해방)이나 PD(민중민주)계열의 좌파 사회민주주의를 획책했다고 봄이 더 정확하다.

한 장관의 유일한 흠은 검사라는 점이다. '검찰공화국의 마침표'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그저 인생 이모작쯤으로 국회의원 하는 판·검사 출신들과 같은 부류로 봐선 곤란하다. 지금 국힘에 한동훈 외 대안이 있는가. 없다. 솔직하면서도 겸손하고 공격적인 그의 화법은 쉰내 나는 국민의힘의 이미지에 파격적이다. 대중 생각을 읽는 센스가 정치의 팔 할인데, 그는 그걸 잘한다.

야당은 한 장관을 윤석열 키즈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린다. 그에게 무슨 감동이 있냐고, 왕자병에 걸렸다고 한다. 깐죽거린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점들은 동시에 그의 장점이자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감동은 역경을 극복한 카리스마적 스토리에서 나온다. 조국 전 장관 수사와 채널A 사건 수사로 좌천 당한 것 정도가 한 장관의 역경인데, 정치에 본격 뛰어들면 더 큰 역경은 얼마든지 마주하게 된다.

한 장관은 앞으로 감동을 만들어 가야 한다. 말만 갖고선 안 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말만 앞세우는 것이 국민의힘의 최대 약점 아닌가. 김포시의 서울 편입 주장이 나온 후 특별법안을 11월 초까지 내놓겠다고 해놓고선 깜깜무소식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정치쇼'라고 당론을 거스르는데도 즉각 정리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에 역공 당했다. 해당 지자체까지도 찬·반 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반면, 한 장관에겐 다른 면이 엿보인다. 노동력 부족 해법으로 이민 수용을 당당히 주장한다. 보수 정치인 치고 민감한 이민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생각을 밝힌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장관은 '전동톱 신화'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 당선인 하비에르 밀레이는 전동톱을 들고 유세를 했다. 만성적 포퓰리즘과 재정적자, 부패구조, 외환위기를 끊어내려면 보통 톱 가지고선 안 되고 전동톱이란 무지막지한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차 투표에서 17%포인트가 뒤졌던 그가 결선투표에서 당선되리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아르헨 국민들이 전동톱 같은 극단적 방법 외엔 길이 없다고 본 것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노동·연금·교육 개혁 기치를 내걸었으나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했으니 할 수 없지 않느냐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관행화된 공직자의 무사안일과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진 게 없다. 한 장관이 선대위원장이 되든 안 되든 이미 그는 내년 총선의 최대 함수가 됐다. 정치판을 확 뒤집어줬으면 한다. 한 장관, 전동톱을 높이 들어 올리시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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