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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기업 공공SW 제한 10년만에 족쇄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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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망 장애사태로 개선 목소리
1000억 이하 사업 참여도 검토
일부선 대기업 참여 회의적 시각
최근 잇따른 행정전산망 장애 사태로 공공 SW(소프트웨어) 사업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10년 동안 잠갔던 문을 여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26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기업의 참여가 허용되는 공공SW사업 금액 하한선 기준을 1000억원 밑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0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해 참여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7월 초 공개했던 개선안에서 완화 폭을 키우는 셈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간 준비했던 공공 SW사업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의 개선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3년 SW산업진흥법 개정 시행으로 마련된 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들이 국가안보 관련 분야 외에는 공공SW사업을 참여하는 것을 제한한다. 당시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였던 데다, 재하도급과 '갑질' 때문에 중견·중소기업 상당수가 고사할 위기라는 여론이 커지자 대책으로 나왔던 제도다.

IT분야 기술 발전 등에 따라 대기업의 참여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여기에는 몇 년 새 불거진 대형 공공SW사업의 연이은 난항도 한몫 했다. 특히 올해 들어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이 이 제도를 ICT분야 규제혁신 과제로 지정했고 그에 이어 과기정통부가 개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추가완화 움직임을 두고 SI(시스템통합)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개선안 논의 때는 국조실이 하한선으로 1000억·500억·200억원 세 가지 안을 제시, 과기정통부가 1000억원을 기준으로 택했다. 이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지난 9월 출범 1주년을 앞두고 개최한 토론회에서 한 SI 대기업은 8000FP(기능점수)를 기준으로 삼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는 개발비 약 100억원, 사업비로 따지면 150억~200억원 규모에 해당한다.

새롭게 논의되는 하한선 기준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이를 담은 SW진흥법 개정이 이르면 연내 추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대기업 참여기준 완화가 공공SW 시장 생태계를 유의미하게 개선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신기술 관련이나 긴급한 사안에 대해선 제도 개선으로 이미 참여 가능한 상태이고, 더욱이 열악한 사업 환경이 그대로면 사업 주체가 대기업으로 바뀐다고 해서 별반 달라질 게 없다는 관측이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공공SW사업 관련 문제 대부분은 예산과 기간이 부족한 데다 공공부문의 관리 역량도 미흡한 데서 비롯된다. 돈이 안 되는 상황이라 대기업에 문을 연다 해도 얼마나 참여할지 미지수"라며 "공공SW사업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앞으로도 품질이 담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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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대책 본부장인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 앞서 사과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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