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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임영웅 공연, 넷심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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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임영웅 공연, 넷심 뒤흔들었다
가요계에서 아주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임영웅 공연의 폭발적인 화제성이다. 팬카페가 아닌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들에서 임영웅 공연 관련 게시물이 게재되고 또 거기에 뜨거운 댓글 반응이 나타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게 이례적인 사건인 것은 보통 일반인들은 특정 가수의 공연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가수의 음반과 공연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팬들이다. 그러니까 그 가수가 순회공연에 나섰을 때 팬카페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타나는 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그런 공연들이 아예 언급조차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어쩌다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도 댓글 반응이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임영웅 공연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주이용자가 여성인 커뮤니티, 남성인 커뮤니티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특정 가수의 공연이 일반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는 점 자체도 특이하지만, 임영웅이 아이돌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놀라운 일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주로 이용하는 누리꾼들은 연령대가 젊은 사람들이 많고, 그런 이들은 보통 아이돌 등 최신 케이팝 가수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임영웅은 아이돌 출신이 아닌 트로트 오디션 '미스터 트롯' 출신이다. 이렇게 트로트 오디션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젊은 누리꾼들은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음악적으로 트로트가 그들의 취향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세대의식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차별화되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향유하려는 속성이 있다. '미스터 트롯'은 기성세대의 콘텐츠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젊은 세대 입장에선 무조건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 임영웅이 '미스터 트롯' 출신이니 노래를 들어볼 생각도 안 하고 '묻지마'로 장벽을 치려고 한다. 그렇게 장벽을 친 이들에게 임영웅의 공연은 그냥 어느 트로트 가수의 행사 정도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임영웅 공연이 다수의 넷 커뮤니티에서 광범위하게 뜬 것이 놀라운 사태인 것이다.

뜨거운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건 작년 1차 순회공연 당시 공연 하이라이트 영상이 편집돼 유튜브 등에 퍼졌을 때였다. 젊은 누리꾼들이 생각하던 트로트 행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깨는 화려하고 거대한 공연 모습이었다. 그걸 보고 충격 받았다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마치 팝스타의 내한공연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임영웅 공연 스태프들이 놀랍도록 친절하다든가, 세심한 관객 배려가 돋보인다는 게시글들도 계속 올라왔다. 아이돌 기획사가 배워야 할 공연이라는 말이 아이돌 팬들에게서 나왔다. 그러다 고척돔 앵콜 공연에서 더욱 거대한 스케일이 나타나, 관련 영상에 뜨거운 반응이 터졌다. 또 임영웅이 공연 중에 노래하는 영상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그의 가창력에 대한 감탄도 커졌다.
그리고 이번 서울 공연에서 그런 감탄이 더욱 상승했다. 370만 트래픽이 몰린 표 구입 열기부터, 360도 개방형 무대와 거대 전광판의 압도적 위용, 보기 드물게 친절한 스태프들과 더욱 세심해진 관객 배려. 이런 것들이 화제가 되며 임영웅 공연이 공연계 모범 사례로 떠올랐다. 이번 서울 공연 후엔 임영웅의 가창과 쇼맨십이 놀랍다는 후기가 잇따르면서 더욱 관심도가 커져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임영웅 공연이 일반 누리꾼들로부터도 폭발적인 호응을 받는 '국민공연'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작년부터 임영웅에게 공연의 규모를 키워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이른바 '주제파악' 요구다. 도저히 표를 살 수 없으니, 임영웅에게 초 슈퍼스타라는 자신의 '주제'를 잘 파악해서 거기에 걸 맞는 거대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런 요구가 나타난 곳이 팬카페가 아닌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였다. 팬이었다면 '주제파악' 같은 단어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어떤 가수에게 거대한 공연을 해달라고 1년 이상 요청하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이러니 국민공연급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임영웅 공연이 우리 공연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내년 5월에 그는 마침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거대 스타디움 공연을 열게 된다. 그 공연이 국민스타의 대관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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