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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표 잡으려다 역풍… 여야 `어설픈 구애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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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급해진 정치권이 청년 표심 잡기에 나섰다. 2030세대가 '스윙보터'인 만큼 수도권 선거에서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여전히 기성세대의 눈으로 청년을 '바보' 취급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오히려 청년 표심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 유권자의 마음을 차갑게 만들었다는 비판은 여당에서 먼저 나왔다. 박재이 국민의힘 노동위원회 위원은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우리 아들, 딸. 수능도 꿈도 GG하고 놀(LOL)자"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GG는 'Good Game'을 나타내는 은어로 온라인 게임에서 주로 사용한다. 처음에는 "좋은 승부였다"는 의미로 사용됐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길 가능성이 없으니 승부를 포기한다"는 뜻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게임 문화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무슨 10대를 응원한다는 건지" "모르는 걸 아는 척 하지 말라"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이어지자 해당 현수막은 철거됐다.

더불어민주당도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2030세대를 겨냥한 듯한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공개했다. 공개하자마자 청년들을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집단으로 표현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현수막에 여야 정치인들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 민주당 당원들도 고개를 저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서 한 당원은 "이 글을 쓰고 탈당하려고 (당원게시판 홈페이지에) 가입했다"며 "문구 하나의 작은 결정으로 보일지라도 결정자들이 젊은 층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도와 수준을 갖고 있는지 잘 알았다. 한 명 표는 확실히 잃었다"고 꼬집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2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기획 의도가 어떠하더라도 국민과 당원이 보시기에 불편했다면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면서 "책임을 업체에 떠넘길 게 아니라 당의 불찰이었고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청년이 왜 은어를 쓰는지, 왜 일상 무력감에 빠졌는지 전혀 이해하지 않는 어른들이 정치 혐오를 자아내고 있다"며 "여전히 청년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으면서 무슨 표심을 잡겠다고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도 비판에 동참했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586 운동권의 선민사상과 여전히 자신들이 젊다고 생각하는 착각 때문에 청년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선민사상을 버리지 못한다면 청년들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청년표 잡으려다 역풍… 여야 `어설픈 구애작전`
시민이 투표하는 모습. 박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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