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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兆단위 기술유출에 보석… 솜방망이 처벌로는 국익 못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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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전 삼성전자 임원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수원지법 형사 14단독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최근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 보증금은 5000만원이다. 최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BED(클린룸 조성조건)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가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불과 1.5㎞ 떨어진 곳에 삼성전자를 그대로 본뜬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근무하며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최씨의 기술유출로 인한 삼성전자의 피해액은 최소 3000억원대, 최대 수조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그는 겨우 보석금 5000만원에 풀려났다. 반도체와 같은 핵심기술이 한 번 밖으로 새어나가면 국가 경쟁력은 근간부터 흔들린다. 경제 전쟁의 적들에게 나라 팔아먹는 매국 행위와 다름 없다. 이렇게 중대한 범죄임에도 처벌은 이에 미치지 못함은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조(兆)단위 반도체 핵심기술을 빼돌려 사적으로 팔아먹어도 결과는 단돈 5000만원의 보석이었다. 엄중한 처벌로 재발 방지는 물론이고 기강도 바로 세워야 하건만 현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고 억장이 무너진다.

재계는 이번 보석이 또 다른 산업스파이를 양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구나 대통령실에서 기술유출 관련 합동회의가 있은 지 불과 이틀 만에 법원이 최씨를 보석으로 내보내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국 대만 등은 첨단기술 탈취 범죄를 간첩죄로 다스린다. 일본은 막대한 액수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국가안보, 경제안보와 직결돼 국익을 좀먹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다. 이번 사례는 그 전형을 보여준다. 처벌이 이렇게 약하니 '한탕주의' 유혹에 빠지는 게 아닌가. 솜방망이 처벌로는 국익을 지킬 수 없다.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해야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이 참에 정부가 확 뜯어고쳐 주기를 촉구한다.

[사설] 兆단위 기술유출에 보석… 솜방망이 처벌로는 국익 못 지킨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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