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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창업 도전한 `韓배터리 연구 1세대`… "40여 부품간 조화가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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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
삼성SDI·전자기술연 등서 20년 연구… '코리너지솔루션' 창업
산업부얼라이언스 위원장… "배터리 전초기지 역할 해보고파"
[오늘의 DT인] 창업 도전한 `韓배터리 연구 1세대`… "40여 부품간 조화가 가장 중요"
김영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제2종합연구동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박한나 기자 제공.

"기업에서 모든 배터리 연구를 다할순 없습니다. 학교에서 제일 성능이 우수하면서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기술들을 먼저 검토하고 상용화하는 방법들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제 철학입니다. '배터리 전초기지 역할을 해보자'는 뜻에서 상업화를 위한 창업까지 이어지게 됐죠."

김영준(55·사진) 성균관대부설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의 말이다.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현 에너지자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2년부터 이차전지 연구를 시작한 '한국의 1세대 배터리 연구자'다. 1990년대초는 국내에서 리튬이온전지의 양산도 시작하지 않았을 때였다. 1999년 규슈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구할 때는 세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을 현지에서 목격했다.

김 교수가 이차전지 소재와 공정 기술 개발 부문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I 배터리사업부 기종개발PL, 전자부품연구원(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 등에서 20년 이상 배터리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힘썼다. 기업 양산 경험과 연구원 소속으로 정부의 로드맵 구축, 나아가 교수와 창업까지 그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 교수는 "새롭게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런 성격이 이차전지 산업의 태동기와 잘 맞아 일을 계속하게 됐다"며 "전자부품연구원에서 산업부와 함께 이차전지 발전전략 수립 등의 업무도 재밌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교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성균관대에서 2021년 11월스타트업 '코리너지솔루션'를 창업한 것도 또 하나의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코리너지솔루션은 양극재에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코팅의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양극재에 CNT 도전재를 코팅하면 별도의 도전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함량·고밀도로 셀에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 CNT 코팅 양극재를 세계 최고 밀도로 '건식' 전극 공정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만큼 상용화할 경우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김 교수의 얘기다.

김 교수는 "이차전지는 인력과 기술이 많이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잘 구축된 것은 아니다"라며 "나노과학기술원의 기술 연구와 코리너지솔루션의 사업화로 성능과 안전성이 모두 세계 최고인 프리미엄 배터리를 먼저 만들어 놓는다면 누군가는 나중에 가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NT 사업화는 퓨처플레이으로부터 약 6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해 CNT 코팅 용액의 장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에 시리즈A 투자를 진행해 건식 전극 생산 장비를 세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리즈A 이후에는 생산거점 마련을 위해 경기도권으로 나가 생산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늘의 DT인] 창업 도전한 `韓배터리 연구 1세대`… "40여 부품간 조화가 가장 중요"
김영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제2종합연구동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박한나 .

김 교수는 CNT 상업화에 그치지 않고 선순환을 위해 학교의 연구 과제로 실리콘 전극에 들어가는 복합소재 활용 기술을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음극재에 들어가는 실리콘은 함량이 많을수록 고용량이 되지만,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에 문제가 돼 현재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연구 중이다.

그의 배터리 연구의 기초체력은 삼성SDI에서 다졌다고 전했다. 2000년에 리튬이온전지 양산을 시작한 삼성SDI에서 2001년부터 약 4년 2개월동안 음극소재와 기종개발 파트를 경험하면서 천연흑연의 수계 바인더 적용 등 국내 최초 설계와 양산, 공정 변경까지 경험하는 등 치열하게 새롭게 도전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삼성SDI가 당시 세계 최대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에 이차전지 납품을 승인받았던 일"이라며 "이차전지 부품의 국산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노키아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휴가 당일 날 핀란드로 날아가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거래를 차질없이 마무리한 경험이 정말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삼성SDI에서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배우며 배터리 엔지니어로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지금 공정들은 많이 바뀌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도 기본적인 설계와 양산 베이스는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산업부 산하의 민·관 합동 사용후 배터리 얼라이언스의 위원장으로, 국내 사용후 배터리의 통합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사용후 배터리 관리에 대한 민간 중심의 의견 수렴을 통해 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살펴보니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며 "사용후 배터리를 그대로 재사용하는 방식과 분해를 통한 셀 및 모듈 단위만 재활용하는 방식, 마지막으로 완전히 분해해 리사이클하는 세 가지 방식 모두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마지막으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과 전해액의 하모니가 중요한 시스템"이라며 "개별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부품 약 40개가 서로가 다 영향을 주고받으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 하나의 부품이 혼자 잘 한다고 생각하면 완벽할 수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기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협력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일을 하는 과정에서 책임을 떠넘기거나 피하려고 하지 말고 협력해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글·사진=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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