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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의 D사이언스] "차세대발사체 성공, 엔진 개발에 달려… 5년내 승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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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혁신기술 적용
3단형 발사체 누리호와 달리 2단형으로 설계
성능 높인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개발이 핵심
재사용발사체 활용 염두 재점화 기술도 주력
* '보잉737' 같은 발사체 목표
지속적으로 성능 개량 가능해야 경쟁력 생겨
스페이스X 처럼 비용 절감 노력 병행도 중요
* 2032년 달 착륙선 실어 우주로
2조 대형 프로젝트 큰 부담… 잠도 자주 설쳐
나로호·누리호 경험한 연구진들 반드시 성공
[이준기의 D사이언스] "차세대발사체 성공, 엔진 개발에 달려… 5년내 승부보겠다"
항우연 제공

이준기의 D사이언스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


"2032년 우리가 개발한 차세대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선을 달에 성공적으로 보내는 게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차세대발사체를 '보잉737'처럼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량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발사체로 개발하는 게 꿈입니다."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발사체사업단장의 포부는 담대하고 원대하다. 박 단장은 지난 6월 누리호보다 성능이 고도화된 발사체를 대형위성 발사와 우주탐사 등에 활용하는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의 연구 책임자로 선정됐다.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10년 간 총 2조132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박 단장은 "단장에 선임된 이후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에 잠을 설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혼자가 아니라 연구자들과 함께 한다는 데 자신감을 얻고 단장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 목표는 앞으로 9년 후인 2032년 달 착륙선을 차세대발사체에 실어 달에 무사히 보내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누리호가 하기 힘든 대형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리고, 달과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차세대발사체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2차 목표다.이를 위해 차세대발사체에는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혁신기술들이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다단연소사이클 엔진과 재점화, 추력조절기술 등을 엔진에 적용해 향후 재사용 발사체로 개량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박 단장은 "제트 여객기로 세계에서 처음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수 차례의 성능 개량을 통해 최장기 여객기 모델로 쓰이고 있는 '보잉 737'처럼 효용적이면서 경제적인 발사체로 차세대발사체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차세대발사체사업은 2032년 실전 발사에 앞서 개발부터 시험까지 남은 기간이 불과 7년밖에 남지 않아 개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나로호,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경험과 노하우 등을 지닌 우리 연구진과 함께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면 도전적이고 리스크가 있지만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담=이준기 ICT과학부 차장



◇어릴 적 '별 덕후'서 '발사체 전문가'로

박 단장은 어릴 적 별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별 보기가 놀이이자 취미였다. 그 때부터 별을 동경했고 자연스럽게 천문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별을 좋아해서 그런지 하늘을 바라보고 연구하는 천문학에 끌렸는데, 대학 진학 무렵 천문학보다는 공학이 적성에 더 잘 맞는 거 같아 항공우주공학과 진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항공우주분야 공부를 폭넓게 하면서 비행기, 헬기, 발사체 등과 같은 비행체가 하늘을 떠다니는 게 신기해 내 손으로 만들어 보고자 하는 생각에 비행역학과 제어 분야를 대학원에서 전공하면서 본격적인 발사체 전문가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박 단장은 "무거운 비행물체인 비행기나 로켓 등이 어떻게 하늘로 날아가고 우주를 향해 가는지 정말 신기했고, 지금도 신기할 뿐"이라며 "대학원 시절, 비행기와 발사체, 위성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교수님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던 것이 발사체 전문가로 성장한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로호·누리호 경험 쌓고 새 도전 나서

박 단장은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개발이 2002년 본격 시작되면서 대규모 인력 채용을 통해 항우연에 입사했다. 입사하자마자 나로호 개발사업에 투입돼 나로호의 궤적 설계와 궤도 추적, 발사체 파라미터 추적을 통한 위치 모니터링 등에 참여했다. 나로호 발사와 관련한 주요 기술개발 업무를 맡은 것이다.

그의 나로호 개발 경험은 누리호 개발사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나로호 개발 때는 기술 개발에 주로 역할을 했다면, 누리호 개발 초기에는 사업 셋팅에 집중했다"면서 "누리호 2차 발사 때부터는 체계종합부서에 배치돼 발사체를 조립하고, 각 구성품에 문제가 없는지를 시험하는 체계업무에 참여해 발사체 사업 전반에 대해 익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로호와 누리호 발사에 참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그는 우리나라 첫 발사체인 '나로호 1차 발사'를 꼽았다. 러시아와 공동 개발했던 나로호는 2009년 첫 발사에 나서 1단과 2단 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지만, 아쉽게도 페어링(위성보호 덮개) 한쪽이 분리되지 않아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다.

박 단장은 "나로호 첫 발사 때는 우리가 만든 발사체가 저렇게 날아가는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고, 나로호 3차 발사 때는 날아가는 발사체와 위성 추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다단연소엔진 개발이 차세대발사체 성공 관건
박 단장은 나로호에 이어 누리호 등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부터 제작, 시험, 발사까지 사업 전반에 걸쳐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높이 평가받아 공모를 통해 지난 6월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선임됐다.

그는 "나로호,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항우연 연구자들과 함께 한다면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도 잘 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나로호, 누리호 개발을 통해 쌓은 소중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우주개발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 공모에 지원했다"고 공모 지원 이유를 설명했다.

사업 초기 계획을 제대로 수립하면, 연구자들이 그 계획에 따라 각자 위치에서 실행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와 믿음도 그가 단장 공모에 응모하게 된 또 다른 이유였다.

박 단장은 연구자들이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을 통해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 사업을 수행하면서 잘 되고, 안 되는 일들이 생길텐데, 발사체는 개발 과정을 통해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과정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차세대발사체는 3단형 발사체인 누리호와 달리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적용한 2단형 발사체로 개발된다. 1단은 100톤급 액체엔진 5기를 클러스터링하고, 2단은 10톤급 액체엔진 2기로 구성해 누리호보다 성능이 고도화된 발사체로 쓰인다.

특히 차세대발사체에는 추진제를 한번 연소시켜 터보펌프를 구동시킨 후, 이를 연소기로 보내 다시 연료와 연소하는 방식으로 엔진 효율과 성능을 높이는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이 적용된다. 여기에 추후 재사용발사체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재점화, 추력조절 기술 등도 개발한다.

박 단장은 "결국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개발에 성공해야 차세대발사체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앞으로 5년 이내 엔진 개발을 목표로, 사업 초반에는 엔진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우연은 차세대발사체에 활용할 10톤급 2단 다단소연소엔진 연소시험을 이달 중에 실시할 예정이다.

◇값싸게 만들고, 물자수송 타깃으로 'K-발사체' 경쟁력 높여야

박 단장은 글로벌 발사체 시장에서 차세대발사체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일단 제작 비용이 싸야 한다고 했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발사체를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세계 발사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듯이 발사체는 가격에 의해 시장 경쟁력이 좌우된다.

그는 "처음부터 비용이 적게 드는 발사체를 만들어야 한다. 차세대발사체도 민간 체계기업이 선정되면 어떤 방식으로 발사체 비용을 낮출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발사체 설계단계에서 제작비를 낮추고, 제작을 보다 쉽게 하는 방식으로 발사체 발사 비용을 합리적으로 제시해야 차세대발사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발사체 부품 수를 줄이거나, 새로운 제조 공법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발사체 제작 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3D 프린팅으로 발사체 구성품을 제작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차세대발사체의 최종 목표는 2032년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발기간 총 3회 발사가 이뤄진다. 2030년 달 궤도 투입 성능검증위성을 발사해 발사체 성능을 확인하고, 2031년 달 착륙선 예비모델을 발사해 우리나라 최초 달 착륙 임무 달성을 돕는다. 개발 마지막 해인 2032년에는 달 착륙선 최종 모델을 싣고 발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박 단장은 앞으로 우리의 발사체 활용 전략으로 '우주물자 수송'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와 기술격차가 큰 미국, 러시아,중국, 인도, 유럽 등이 자국의 발사체를 유인우주발사에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제우주정거장과 달 등에 필요한 우주물자를 보내주는 목적으로 차세대발사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선 우주탐사를 위한 발사체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며, 그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가지고 글로벌 우주협력 무대에서 참여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단장은 "발사체는 개발 과정이 매우 중요하고 실패하더라도 배우는 게 굉장히 많다"며 "우리는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게 적용하는 데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서는 발사체 기술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32년 차세대발사체가 쏘아 올린 우리의 달 착륙선이 달에 무사히 착륙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우리나라도 달을 넘어 2045년 화성에도 갈 수 있다는 국민적 지원과 응원이 연구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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