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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의무화 연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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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조기시행 개선안' 보고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025년부터 시행 예정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부재, 공시 준비기간 촉박, 공시 위한 인력·인프라 부족, 법률 리스크 확대, 공시에 불리한 산업구조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경협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ESG 공시 의무화 조기 시행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15일 발표했다.

앞서 한경협이 지난달 회원사 조직인 K-ESG 얼라이언스를 통해 실시한 조사에서 대상 기업 61.1%는 '모호한 공시 개념과 명확한 기준 부재'를 ESG 공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현재 사업에 대한 과거 성과를 공시하는 재무제표와 달리 ESG 공시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영향 등을 분석해 보고해야 한다. 이는 시나리오별로 결과가 달라지는 등 불확실성이 수반돼 정확한 기준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나 모델이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다.

한경협은 또 ESG 공시 기준의 참고가 될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최종 번역본이 아직 국내에 나오지 않아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공시 준비기간이 부족하고, 공시를 위한 인력과 인프라가 미비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기업들은 ESG 공시를 위해 계열사를 포함해 전체 회사의 온실가스 관련 활동을 식별한 후 이를 측정·기록할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온실가스 결산체계를 안정화하고, 외부 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검증받기 위해선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아직 공시기준도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2025년부터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한경협의 주장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4대 그룹의 주요 회사가 평균 42개국에 140개 자회사를 둔 상황에서 제한된 시간 내 연결기준 데이터 수집이 어렵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탠다.


아울러 기업 ESG 전담 부서 인력의 평균 업력이 2년 이하에 머무는 등 내부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경협은 ESG 공시 의무화 시 기업이 겪을 수 있는 법률적 리스크도 우려했다. 기업이 사후적으로 발생한 ESG 이슈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공시 의무화 전 ESG 정보가 부실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묻는 소송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에 치우친 한국의 산업구조도 ESG 공시 의무화에 신중해야 할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28.4%에 달한다. 탄소 배출량이 매우 높은 산업구조를 갖췄지만, 신재생 에너지 조달 여건은 주요국 대비 열악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경협은 이 같은 이유로 ESG 공시 의무화 일정을 연기하고,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시 의무화 전 기업의 자율적 공시를 독려하고, 의무화 이후에도 면책기간을 부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기업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실사 지침 등을 참고해 ESG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사적 실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윤 한경협 CSR본부장은 "지속가능 경영 확산을 위해 ESG 공시 확대 추진 방향은 공감하나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국내 여건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SG 공시 의무화 연기해야"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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