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컷
침통하던 민주당, 언제 그랬나싶게 활짝 핀 표정![[김미경의 정치네컷] 이재명에 울고 웃는 여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310/2023100402109958044006[1].jpg "[김미경의 정치네컷] 이재명에 울고 웃는 여야")
(오른쪽)홍익표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범친명계인 홍익표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뒤로도 민주당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이 대표의 운명을 결정지을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남아 있던 탓이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표결 후 6일 만인 지난달 27일 민주당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론까지 거론할 정도로 기세 등등이다.
민주당은 당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의 기쁨을 만끽했다. 의총 사회를 맡은 한준호 의원은 "이 대표 영장 기각 소식 모르는 분 안 계시죠?"라고 묻자 의원들은 큰 웃음으로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 장관 파면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무리하고 무도한 '이재명 죽이기' 시도가 실패했다. 이번 일은 검찰 역사상 최악의 오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결코 여당인 국민의힘에 호재가 될 수 없었던 것처럼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 민주당에 마냥 좋은 일이라 보기는 힘들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원내 지도부를 친명 중심으로 재편했다. 체포동의안 가결에 동참했던 비명계 색출론도 커지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꾸준히 당을 흔들어 대고 지도부와 당 대표를 (자리에서) 내려오게끔 구체적인 행동을 했던 이들은 해당 행위에 해당하지 않느냐"며 "적절한 조치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연하게 (이 대표를) '탄핵했다'고 표현하거나 아니면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고 선언하거나 그리고 (가결에) '칭찬받아야 한다'고 표현하는, 부적절한 발언이 계속 이어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또 당내 분란을 계속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던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 표를 던졌음을 공개적으로 밝혀 친명계와 민주당원들의 불만을 샀다. 민주당 당원 청원 시스템인 국민응답센터에는 '공개적으로 가결을 표명한 해당행위 5인에 대한 징계를 청원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 글은 지도부 응답 기준인 5만명을 넘겼다.
구속영장 기각이 이 대표에 면죄부를 준 것도 아니다. 이 대표는 구속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당장 6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1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 B컷
그때는 활짝 웃었던 국민의힘, 그늘 드리운 김기현![[김미경의 정치네컷] 이재명에 울고 웃는 여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310/2023100402109958044006[2].jpg "[김미경의 정치네컷] 이재명에 울고 웃는 여야")
(오른쪽)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가결 기준(과반 출석, 과반 찬성) 정족수는 148표였다. 당시 국민의힘이 최대로 모을 수 있는 표가 120표였던 것을 고려하면 최소 민주당에서 29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고 발표한 순간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어느 누구도 민심을 이길 수 없다.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때였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7일 새벽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되자 법원에 분노를 쏟아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이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법원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법원을 공격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이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느냐"며 "법원은 이 대표에게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과연 어느 국민이 오늘 법원의 판단을 상식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일침했다.
아울러 "이제 대한민국의 어떤 범죄혐의자들이 사법 방해 행위를 자행한다 한들 구속수사를 통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마치 자신들이 면죄부라도 받은 양 행세하며,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이라고 경고했다. 또 검찰에는 영장 재청구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맹공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지만 되레 불안감만 드러내는 꼴이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병원에서 '강서구청장 선거'에 대한 상황 보고를 받으며 당무에 복귀했다. 윤 대통령에는 '영수회담을 하자'고 당당히 요구하기도 했다. 오는 10일 치르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예상과 달리 민주당에 유리한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만약 보궐선거에서 패한다면 이 대표 구속 실패에 이어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현 대표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자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 기자간담회까지 취소하고 강서구로 달려가 선거전을 지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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