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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오키나와, 그 무겁고 처절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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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바루의 깊은 숲과 바다로부터
메도루마 ? 지음 / 박지영 옮김 / 소명출판 펴냄
[논설실의 서가] 오키나와, 그 무겁고 처절한 역사
1945년 3월 하순, 미군의 오키나와 상륙작전이 시작됐다. 이후 3개월 동안 오키나와 각 섬에서는 치열한 지상전이 전개됐다. 미일 군인과 일반 주민을 합쳐 전사자는 20만명에 이른다. 이중 오키나와 사람들이 약 12만명 희생됐다. 오키나와 주민 4명 중 1명 꼴이다.

오키나와는 전후 27년에 걸쳐 미군 통치를 받았다. 1950년대 일본 본토 각지에서 미군기지 반대운동이 활발해지자 미국은 오키나와로 미군기지를 대거 이전시켰다. 패전으로부터 73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일본 전체 미군 전용시설의 70% 이상이 오키나와에 집중돼 있다.



책은 일본 오키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메도루마 ?의 정치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정론 집필에 힘쓰기 시작한 건 헤노코 신기지 반대 운동이 벌어지기 시작한 1999년부터다. 오키나와인들의 처절한 투쟁을 알리는 것을 사명이라 생각하고 짧고 직설적인 정치 에세이를 꾸준히 써오고 있다. 책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한 글들을 엮은 것이다.


책은 일본 정부에 대항해 신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는 오키나와인들의 면모를 자세히 소개한다. 일본 정부를 자신들의 동아시아 방어 전략의 핵심축으로 삼고 있는 미국에 대한 비판도 큰 대목을 차지하고 있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오키나와에 대한 일본 본토인들의 식민지적 차별과 억압, 미군 주둔 문제 등의 모순과 부조리를 알게될 것이다.
오키나와 태생으로 류큐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1983년 소설 '어군가'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이름을 날렸다.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문제, 오키나와에 대한 폭력과 차별 등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1997년 '물방울'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는 등 일본 문단에서도 높은 위상을 갖고 있다.

책 제목에 있는 얀바루(山原)는 오키나와 북부의 숲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산이 줄지어 있고 나무들이 우거진 곳이라 '오키나와의 아마존'이라 불린다. 2021년 7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됐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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