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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데이터 못갖춘 `그린워싱` 낙인땐 글로벌시장 퇴출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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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018년 비재무지침 시행
적용범위 구체화… CSRD 적용
기업 규모에 비례 정보공개 강화
한국도 직간접적 영향 불가피
금융위, 하반기 ESG 기준 확정
"데이터 생성·관리 중요성 부상"
[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데이터 못갖춘 `그린워싱` 낙인땐 글로벌시장 퇴출 시간문제
ESG 공시 데이터화가 급선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도이체방크의 자산운용 자회사인 DWS에 대해 2500만달러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ESG 투자'라며 자금을 모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그린워싱을 했다는 것이다.

기업의 ESG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요구에 따라 ESG 공시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ESG 관련정보가 재무제표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재무정보로 격상됐다는 의미다. 투명한 공개의 핵심 도구는 데이터다. ESG 정보는 비재무적 정보가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재무공시 기준이 국경과 상관없이 표준화 됨에 따라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이동이 가능해졌듯 ESG 등 지속가능성 정보의 공시가 표준화되면 기업의 지속가능성 경영 정보에 대한 측정과 평가, 이를 활용한 투자,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보다 지속 가능한 기업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데이터 못갖춘 `그린워싱` 낙인땐 글로벌시장 퇴출 시간문제
연합뉴스

◇갈수록 촘촘해지는 ESG 공시

세계 시장에서 기업의 ESG 정보 공시는 '자율'을 넘어 의무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기준을 만드는 속도도 결코 늦지 않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1월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최종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6월에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지속가능성 및 기후공시의 글로벌 표준 최종안'을 발표했다. 7월에는 EU 집행위원회가 EU의 독자적인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인 유럽지속가능성공시기준(ESRS)의 최종안을 통과시켰다. 계획대로라면 SEC도 연내 기후 공시 규칙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EU다. EU는 지난 2018년부터 비재무보고지침(NFRD)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NFRD는 근로자 수 500명 이상 유럽 내 상장회사, 은행, 보험회사, 그외 공공이익을 대변하는 기업에 대해 환경 보호, 임직원의 사회적 책임과 처우, 인권 존중, 부패 방지 및 뇌물 수수, 이사회의 다양성(연령, 성별, 교육 및 직업적 배경)과 관련된 각종 정책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비재무' 대신 '지속가능성보고'라는 용어를 사용해 NFRD의 개정안인 CSRD를 만들었다. CSRD는 별도의 보고기준을 제정해 적용한다. 별도의 보고 기준은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이 개발했다. 이른바 '유럽연합지속가능성보고기준'(ESRS)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11월 28일 NFRD을 개정한 CSRD를 최종 승인했다.

CSRD는 올해 3월부터 시행됐다. 일단 법률(Regulation)이 아닌 지침(Directive)으로 EU 회원국에 대해 직접적인 구속력은 갖지 않는다. 다만 각 회원국은 18개월 이내에 자국에서 관련 법률을 제정할 의무를 지게된다.

CSRD에 의하면 1차 적용대상 기업은 2024년 활동사항에 대해 2025년부터 공시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공시의무 대상 기업은 2029년까지 점차 확대된다.

CSRD 공시 의무는 2023년 현재 NFRD 공시의무에 해당하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은 2025년회계연도부터, NFRD 공시 의무에 해당하지 않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은 2026회계연도부터 부여된다. 상장 중소기업에는 2년간의 유예기간이 허용된다. 비EU 기업 중에도 EU 내 순매출이 1억5000만유로를 초과하는 기업은 2029회계연도부터 적용의 대상이 된다. 이로 인해 의무공시대상 기업은 기존 NFRD 적용 시 1만1600개사에서 CRSD 적용시 5만개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SRS는 ISSB와 SEC 기준안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의 규범으로 공개됐던 초안과 달리 상당 부분이 완화됐다.
결론적으로 정보공개 요건은 136개에서 84개, 정량 및 정성 데이터(data point)는 2161개에서 1144개로 간소화됐다.

ESRS는 2개의 공통 표준과 11개의 주제별 표준을 제안하고 있다. ESRS의 공통표준은 일반 원칙(general requirements)을 담은 ESRS1과 일반 공시(general disclosure)를 규정한 ESRS2로 구성됐다.

주제별 공시 기준은 기후변화와 오염 등의 기준을 다룬 환경, 근로자와 지역 사회 등을 다룬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요구사항을 11개로 구분해 다루고 있다.

◇국내 상황 글로벌 동향 파악하고 미리 준비해야

우리 기업의 시장이 세계인 만큼 공시 표준에 대해서는 미리 숙지하고 준비해야 한다.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한상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은 "당장 유럽에 진출해 있거나 유럽 회사에 납품하는 한국기업은 오는 2027년부터 ESG 공시 의무가 부여된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ESG 공시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2021년 1월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산 2조원 이상 기업부터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2030년에는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한국회계기준원이 ESG 공시제도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에 ESG 공시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결국 데이터화가 급선무

기업 입장에서는 수많은 ESG 공시 표준안이 나오면서 이것들이 요구하는 의무적 공개 정보의 범위와 항목이 다 다르면서 데이터를 모으고 분류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 )시스템에 기반해 ESG 데이터를 생성·관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 대상의 ESG 성과에 대해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정회계법인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ESG 정보공시의 성숙도가 낮을수록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해 정보를 생성하는 반면,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시스템에 의존한다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ESG 데이터의 원천이 다양해지고 공시 요구사항이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작업에 기반하는 비정형화된 프로세스로는 더 이상 대응하기 어렵다. 더욱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IT 시스템에 기반해 ESG 데이터를 생성·관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많은 IT 솔루션이 탄소 관리, 데이터 집계 및 관리, 공시 현황 모니터링 등 각 분야별로 개발되고 있다. 데이터 수집 자동화 및 연계, 데이터 측정 및 관리, 공시 대시보드 등을 고려한 ESG 정보공시의 IT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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