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온누리 그만" "스팸 지겨워" vs "명절선물 받은 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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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낸 직장인들 명절선물 대화 주제로
경기침체 영향으로 명절선물도 가벼워져
아예 못 받거나 어려운 상황에 주는 입장 애환도
"온누리 그만" "스팸 지겨워" vs "명절선물 받은 게 어디냐"
안 줘도 상관 없지만 안 받으면 나도 모르게 섭섭한 게 있다. 직장에서 챙겨주는 명절 선물 내지 보너스다.

추석을 맞은 직장인들은 블라인드 같은 커뮤니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명절 떡값을 비교해 보며, 더 많이 받은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더 적게 받은 사람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위안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블라인드에서는 올해도 명절 떡값에 대한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서로 다른 회사 직장인들이 액수 공개를 앞다퉈 했다. 추석 차례를 지낸 후 남은 연휴에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명절 떡값이 대화 소재로 올랐다.

올해는 경기침체에 고물가가 겹치면서 명절 맞이하기가 팍팍한 만큼 명절 선물에 대한 민감도도 예년보다 더 높다. 직장인들은 '출처 불분명. 사실이 아닐 수도'라는 전제를 달면서 올해 기업별 추석 떡값을 이곳저곳에 퍼 날랐다.

명절선물에서 기업들의 인심이 특히 후한 품목은 자사 상품이다. 오비맥주에 다닌다는 한 직장인은 명절 선물로 현금 100만원과 맥주 4박스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상품권이나 현금과 함께 화장품을, 롯데제과는 상품권과 함께 과자세트, 푸드세트를 직원들에게 안겼다.

플랫폼이나 이커머스 사업을 하면서 페이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페이를 직원들에게 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20만원,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30만원 어치를 선물로 줬다. 선물 액수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승자였다는 반응이다. NHN은 페이코 20만원, 지마켓은 20만 스마일캐시, 쿠팡은 10만 캐시를 전달했다.

명절이면 지하철 연장운행을 하는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연장 근무에 추석 당일 식대가 전부라는 씁쓸한 상황을 올렸다. 최근 투자 분위기나 경영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스타트업은 '조기 대신 조기 퇴근'이라는 웃지 못할 글이 올라왔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은 기본급 100%를 받지만 연봉에 포함된 것이라며 명절 떡값이 아님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명절에 주던 보너스를 연봉에 포함시키면서 별도 추석 상여금이 없어졌다.

대한산업안전협회는 현금 160만원과 10만원 상품권에 선물세트까지 푸짐하게 받아서 명절을 맞이했다. 유한양행은 상여금 50%, 한국가스공사는 기본급 50%을 줬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같은 액수라도 온누리 상품권이냐 백화점 상품권이냐를 두고 온도차가 있었다. 한국산업은행 한 직원은 전통시장에나 가야 쓸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을 매년 받아야 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반면 서울 송파구청 한 직원은 '온누리 아니고 롯백 상품권 5만원, 현물은 참치햄·홍삼 택1'이란 글을 올렸다. 한 직장인은 '설날 때 받은 스팸도 아직 남았는데 또 스팸이냐. 스팸 지겹다'는 게시글을 공유했다.

직장인들은 명절에 연장근무를 하거나 선물은 없이 조기 퇴근이 전부라는 다른 이들의 사연을 보고 함께 안타까워했다. 선물이나 보너스가 아예 없는 곳도 많다는 사연을 보고 '대기업이라고 떡값이 넉넉한 건 아닌가 보다', '올해 기업들 사정이 별로인가 보네'라는 반응을 남겼다. '우리 회사가 나쁘진 않네'라며 상대적인 위안을 받거나, '나는 내가 주는 입장'이라며 사장님의 고충을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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