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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품질은 엉망인데 요금만 줄인상...속 터지는 英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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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품질은 엉망인데 요금만 줄인상...속 터지는 英 소비자들
국내 이동통신사 연간 취약계층 감면금액(추정). KTOA 제공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영국 통신사들이 올 초 통신비를 인상했지만, 여전히 통신 품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으로 생활고를 겪는 영국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우수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하고 통신 품질 향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LTE(롱텀에볼루션) 전국망 구축조차 완료되지 않았다.

2019년까지 런던 지하철에서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한다는 정책은 올해 들어 런던 서부 종착역 등 일부 역에서만 통신 서비스가 가능할 정도로 더디게 구축되는 상황이다.

영국 정부는 통신 사업자들의 품질 개선을 독려하기 위해 2018년부터 'Connected Nations'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하는 '통신품질평가'와 유사하다. 영국의 모바일 서비스의 진행 상황을 진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4월과 5월 발표된 'Connected Nations'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가비트를 지원하는 광대역 통신 서비스는 현재 영국 내 약 2240만 가구(75%)만 가능한 상황이다. 5G 서비스가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2G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는 2025년에 3G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발표했지만, LTE 커버러지가 미진해 음성 서비스를 위해 2G를 중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더딘 LTE 전국망 구축 상황으로 2G 망을 쓸 수밖에 없게 된 것.

영국은 인터넷 서비스 장애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심각한 인터넷 중단에 직면한 영국인의 수가 1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영국 전체 성인의 41%에 달하는 2200만명의 소비자가 3시간 잉상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바 있다. 이는 전년 1200만명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외신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 중단으로 영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15%가 업무를 수행할 수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20억 파운드(약 3조2900억원)의 생산성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거대 통신사들은 올 초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통신비 청구서 인상을 최대 17%까지 추진했다. 이는 30년여 만에 가장 큰 가격 인상이다. 가격상한제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 특성상 통신 사업자들은 물가 수준 이상으로 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통신비 인하 압박 등 정부의 규제가 심화하고 있다.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발간한 '이동통신 산업·서비스 가이드 2023'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 등의 자료를 감안하면 지난해 국내 통신 사업자들이 요금 감면한 금액은 1조2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6년 대비 3.2배 증가한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투자하고 서비스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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