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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노무현의 남자` 변양균의 경제정책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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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을 넘어 미래를 그리다
변양균 지음/부키 펴냄
[논설실의 서가] `노무현의 남자` 변양균의 경제정책論
'노무현의 남자'로 불릴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얻으며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변양균 전 장관의 회고록이다. 저자는 한국경제 성장기와 전환기를 거치는 동안 역대 정부 경제정책이 입안, 탄생된 배경과 이들 정책이 사회 현실과 맞부딪쳐 격렬하게 소용돌이쳤던 과정을 설명한다. 제2의 토지개혁, 금융실명제, 전경련 대항 세력 육성 계획, 행정수도 이전, 미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개발,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오늘의 한국 사회를 형성한 굵직한 정책의 이면을 들려준다.

책엔 이제껏 밝혀지지 않았던 비화도 소개된다. 노 전 대통령이 저자에게 밀명을 내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 '한경협'으로 개칭)에 대항할 수 있는, 자수성가한 경제인들의 단체를 만들어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2·3세 재벌 일색인 전경련 말고, 당대에 자수성가했지만 재벌의 견제 때문에 더 올라가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기업가들을 모아 경제 주도 세력을 바꾸자는 것이 대통령 노무현의 취지였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기존 재벌 질서를 깨뜨려 보자는 것이 노무현의 생각이었다는 것.

그러나 그들의 시도는 실패했다. 이에 관해 저자는 이렇게 회고한다. "재벌의 힘과 영향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당시엔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노 대통령도 나도 꽤 순진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패인을 누구도 재벌의 심기를 건드리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 정확히는 재벌이 무서웠기 때문이 아니라 사업이 재벌 기업들과 얽혀있어, 이것을 끊고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 재벌이 정부의 압축성장 정책에 따라 수혜를 받아 형성되었지만 이미 시장의 생리가 깊숙이 박혀 있어 이를 단박에 끊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책은 노무현의 최대 업적 중 하나인 한미 FTA 협상 타결은 물론, 비전 2030처럼 좌초한 정책까지 가리지 않고 담담하게 수록하고 있다. 실패한 정책에서도 반면교사를 찾자는 취지다. 저자는 '경제 정책만큼은 이념 대립을 넘어서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다. 변 전 장관은 2015년부터 5년간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회장을 맡아 벤처투자 등 실물경제에도 몸담았었다. 2022년부터 윤석열 대통령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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