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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공직 30년` 수출전선 누벼… "디스플레이 다시 반석위에 올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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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거쳐 산업·통상 아우른 베테랑… "경쟁력 회복 지금이 골든타임"
"우수인력 양성 절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정부과제 포함하게 만들것"
[오늘의 DT인] `공직 30년` 수출전선 누벼… "디스플레이 다시 반석위에 올릴 겁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한국디스플레이 산업협회 제공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 부회장

"이달만 해도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로 독일에 다녀왔고, 인도에 가서 인도전자반도체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최근에는 폴란드에 가서 뭔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대화를 나눴고요. 우리 패널 기업은 물론, 소·부·장 전반에 걸쳐 영역을 넓히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역삼동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동욱(59·사진) 상근 부회장의 표정은 밝았다. 9월 내내 해외 곳곳을 누비고, 바로 다음날인 21일에는 협회 최대 행사인 '디스플레이의 날'을 앞두고 있지만 피로는 찾아볼 수 없는 듯했다.

"스스로 산업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부회장에 취임해 보니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해서는 지식이나 경험이 생소했습니다."

지난해 3월 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취임한 이 부회장은 1990년 제34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 국가기술표준원,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쳤다. 공직자로서의 마지막 이력은 주제네바유엔및국제기구대한민국대표부 공사참사관이지만 30년이 넘는 긴 경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산업과 통상 업무였다.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과 연관성은 없지만, 수출 중심 산업인 만큼 적응에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현장에서 얘기를 들으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은 반도체나 이차전지에 비해 정부의 인식이 미흡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곳에서 업계와 정부 간 연결 통로를 구축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발빠른 투자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여갔으나, 2000년대 후반 들어부터는 중국으로부터 추격을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긴 기간 글로벌 시장 1위를 유지해왔으나 2021년부터는 중국에 1위를 내줬고, 코로나19로 인해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한 호황과 불황을 겪는 등 대내외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IT 제품의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외부 요인으로 인해 억제된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가 종료되기 시작한 작년 3월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급변하는 대내외 산업환경 점검과 디스플레이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산·학·연 공동의 대화 창구인 '민관 디스플레이 발전전략 협의체'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과 협회의 노력 등에 힘입어 그간 첨단산업의 범주에서 소외돼있던 디스플레이 산업은 지난해 11월 국무총리 주재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대통령 주재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며 기획재정부의 조세특례제한법 상 투자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취임 초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두 패널사 대표들과의 미팅에서 언급했던 목표를 그 해에 달성해낼 수 있었다는 점에 뿌듯했습니다. 성과를 자축하는 의미로 협회 직원들 모두와 함께 뮤지컬을 보러 가기도 했는데, 그게 기억에 남습니다."

이 부회장은 또 올해 디스플레이 업계 처음으로 산업발전 유공자 포상에 1등급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것도 협회와 업계가 함께 이뤄낸 성과로 꼽았다.

[오늘의 DT인] `공직 30년` 수출전선 누벼… "디스플레이 다시 반석위에 올릴 겁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한국디스플레이 산업협회 제공



이 부회장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이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요 기업에 의존하는 현재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갖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량용·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XR(확장현실) 디스플레이 등을 가능성 높은 신 시장으로 꼽았다.

"올해 초에 패널사와 미팅을 하면서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나아가 신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협회에서도 다양한 관련 기관과 협의체를 설립하고 기술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애플이 비전 프로를 선보이고 완성차 업계도 차량용 OLED 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과의 납품 계약 체결 사례가 늘고 있어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1년 6개월동안 바쁘게 달려온 이 부회장은 아직도 남은 과제가 많다고 손가락을 꼽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력난 해소다.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전반적으로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가장 열악한 상황이라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 같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력 채용을 위해 계약학과를 만들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인데,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첨단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이 운영하는 아카데미가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 예산은 반영되고 디스플레이만 제외돼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꼭 이루고 싶은 과제로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사업을 정부 과제에 포함시키는 것을 꼽았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유기물질을 발광 소자로 사용하는 OLED보다 수명과 밝기, 전력효율 등에서 강점을 보이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힌다. 이 부회장은 미래 세대를 위해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개발 사업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디스플레이뿐만이 아니라 세트업체, 반도체, 광산업, 콘텐츠 등 이업종이 모두 참여하는 '그랜드 얼라이언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직자 시절 산업융합촉진법 제정 업무를 담당하면서 업종간의 시너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했다는 설명이다.

"공직자일 때나 지금이나 새로운 업무를 맡으면 누가 알아주든 아니든 업무의 토대를 세우고 설계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이 산업을 다시 '반석 위'에 올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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