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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결표 누명 쓴 의원들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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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폭언·욕설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부결표를 던졌던 의원들도 친명(친이재명)계가 아니거나 비명계 특정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색출자' 명단에 올랐다가, '부결인증'을 하면 제외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장철민 의원은 최근까지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오해를 받아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 비명계 홍영표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게 이유다.

특히 한 유튜버가 페이스북에 의총에서 발언을 한 의원으로 지목한 후 발언 내용과 상관없이 '수박(겉으론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의 은어)' 의원으로 찍히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페이스북에 부결표를 던졌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한 유튜브에서 부결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방송을 한 뒤, 폭언·욕설 문자가 잦아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동안 받은 타격이 너무 컸다"며 "당연히 부결했어햐 하는 엄중한 상황이었는데도 부결을 나서서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게 자괴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의원들도 장 의원과 비슷한 사례가 속출한다. 이들은 민형배 의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이 비명계로 분류되면서 '총선 낙선 대상 의원 명단'에도 포함됐다.


민주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 사무실, 지역위원회 사무실에는 체포동의안 가결에 따른 당원들의 항의 전화와 비난이 빗발치기도 했다. 일부 지역위원회는 사무실을 비우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때문에 광주·전남지역 일부 의원들은 자신들의 페이스북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부결'에 투표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서는 등 해명에 진땀을 빼야했다.

지도부에서도 웃지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박광온 전 원내대표 사례다. 박 전 원내대표도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가결표를 던졌다고 오해를 받아 강성 지지층의 공세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언론사가 찍은 사진에서 투표 용지에 '부'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포착돼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한 관계자는 "비밀투표가 보장되는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주의가 한찬 후퇴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가결표 누명 쓴 의원들 곤욕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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