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 최상위 모델 G90을 선보이고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제네시스는 G90의 시작 가격을 경쟁 모델로 꼽히는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와 비슷하게 책정하는 등 품질 경쟁력에서 자신감을 보이며 '럭셔리 차의 본고장'인 유럽 지역에서 위상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G90 유럽 판매 모델의 가격과 사양을 공개하고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독일·스위스를 시작으로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현지 모델은 48V 전기모터가 탑재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모델로, 3.5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트림은 기본형과 롱휠베이스 두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11만5000유로(1억6400만원), 12만5000유로(1억7800만원)다.
앞서 제네시스는 지난 7월 영국서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G90을 공개했다. 당시 로렌스 해밀턴 유럽 법인 총괄은 "유럽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G90의 승차감, 역동성 등을 개발하고 세밀하게 조정하는 데 상당한 투자를 했다"며 "유럽은 럭셔리의 본고장이다. 최고의 기술과 럭셔리함, 안전 장비들이 모든 유럽의 G90에 기본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가격 전략에도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벤츠 S클래스의 경우 현지 시작가격이 디젤 모델은 11만1729유로(S 350d), 가솔린 모델(S 450 4매틱)은 12만2082유로부터 시작한다. BMW 7시리즈의 경우 디젤 모델(740d x드라이브)은 11만6000유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750e x드라이브)는 12만5300유로부터 각각 시작하며 순수 전기모델인 i7의 시작 가격은 11만5700유로다.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모두 가격대가 제네시스 G90과 온전히 겹친다.
G90이 당장 유럽 시장에서 이들 모델을 뛰어 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다만 제네시스가 2021년 5월 유럽에 진출한 지 2년 반가량 지난 시점에서 최상위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은 럭셔리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그만큼 자신감을 가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지 판매량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럽 자동차 통계 사이트인 카세일즈베이스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21년 유럽서 연간 548대를 판매했지만, 작년엔 1~11월 기간 2352대를 팔아 5배 규모로 뛰었다. 특히 작년 11월에는 역대 월별 최대치인 483대를 팔아 시간이 지날수록 입지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작년 고객 인도량이 전년보다 563% 증가했으며, 특히 독일과 영국에서 고객 접점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52%, SUV 판매 비중은 77%를 각각 차지했으며 차종별로는 순수 전기 SUV인 GV60의 판매 비중이 44%로 가장 높았다.
제네시스는 오프라인 거점 확장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에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세 번째 영국전용 스튜디오를 오픈했으며, 영국과 독일에서는 신규 딜러사를 선정해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스위스의 경우 현재 3개의 거점(제네시스 스튜디오)이 자리잡고 있어 독일과 영국 지역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