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영수 칼럼] 연예인 정치발언, 어떻게 봐야 할까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장영수 칼럼] 연예인 정치발언, 어떻게 봐야 할까
가수 김윤아의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비판 발언 이후로 연예인의 정치발언에 대한 찬반이 뜨거워지고 있다. 광우병 파동 당시의 김규리 발언이 다시 소환되는가 하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언급으로 또 다른 논란이 퍼지는 등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연예인도 공인이므로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연예인의 발언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있다. 과연 연예인의 정치발언에 정치권 전체가 들썩이는 것은 왜이고, 이런 문제는 어떻게 보는 것이 합리적일까?

대중적 인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민주국가의 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이다. 그로 인해 연예인으로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면, 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하는 데 상당히 유리한 점이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스타들의 발언이나 행동이 이들을 추종하는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연예인들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으로는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경계하거나 혹은 이용하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영향력이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는 것이다.

그것은 종래 연예인으로서 국회의원이 된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장관이 된 예들도 있지만, 오래 간 경우는 찾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선거에 승리하여 국회의원이 되었어도, 국회 내에서의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낸 예는 별로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보면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나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예인 출신 정치인이 길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대중적 인지도가 정치인으로서의 능력과는 별개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다음번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임기 4년의 실적을 기대하는데, 유권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국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지지와 연예인에 대한 선호는 각기 다른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정치인에 대한 지지가 그의 정치적 능력과 경력, 그리고 그의 미래에 대한 비전에 따라 결정된다면, 연예인에 대한 선호는 그가 자기 분야에서 얼마나 유능하며, 나의 취향과 잘 맞는지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이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정치 영역에서도 팬덤정치가 확산되고 있는가 하면, 연예인의 인지도를 활용하기 위해 선거운동에 연예인들을 동원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도 찬반이 날카롭지만, 법으로 금지하기 어려운 일이고, 결국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다만, 연예인의 정치발언 내지 정치참여에 대해 몇 가지 전제되어야 할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학생은 학업에 전념하고, 종교인은 종교활동에 전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과연 정치인들만이 정치를 하는 것이 민주정치일 수 있는가? 모든 국민은 주권자로서 참정권, 즉 정치참여권을 갖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며, 연예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발언 및 정치참여의 권리를 갖는다.

둘째, 연예인은 공인(公人)이다. 비록 고위공직자와 똑같이 취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인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과는 달리 사생활의 제약이 인정되는 부분도 있고, 대중적 영향력으로 인하여 사회지도층 인사에 준하는 책무가 요청되는 부분도 있다. 민감한 사항에 대한 발언이나 행동은 그 후폭풍을 충분히 고려하는 가운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연예인들도 기본권의 주체로서 자신의 소신을 피력할 자유를 갖는다. 다만, 그에 대한 비판도 함께 허용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이 공인으로서 커다란 대중적 영향력을 갖는 만큼, 그에 대한 비판도 강력하고 거칠어질 수 있다. 비판이 없으면 수긍 내지 묵인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연예인의 정치발언도, 그에 대한 비판도 민주주의의 다양성 속에 녹여내야 할 부분이다. 최근의 논란 또한 민주주의의 성숙 과정으로 정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