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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혈액이 반대로 흐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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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혈액이 반대로 흐르면
판막의 기능은 혈액의 역류를 막는 것이다. 그런데 판막이 불완전하게 닫혀서 혈액이 역류한다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있는 승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좌심실로 이동했던 혈액의 일부는 다시 좌심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즉, 일부 혈액은 정상적으로 좌심방을 거쳐 좌심실, 대동맥으로 이동하지만 일부는 좌심방, 좌심실, 좌심방으로 계속 겉돌면서 심장에 무리한 부담을 준다.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량 또한 줄어들게 된다.

승모판막과 대동맥판막 모두 폐쇄부전의 원인은 감염성 심내막염, 협심증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류마티스열과 퇴행성 판막질환이다. 1980년대 이후 위생이 좋아지면서 류마티스열로 인한 환자는 줄어들었다. 그런데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퇴행성 판막질환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다만 류마티스열이 원인일 때는 협착과 폐쇄부전이 같이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승모판막 폐쇄부전 역시 서서히 진행되므로 상당히 심해지기 전에는 증상이 없다. 병이 진행되면 기운이 없고 쉽게 지치는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협착과 마찬가지로 심해지면 운동을 할 때 숨이 차게 되지만 더 진행하면 쉬고 있을 때도 호흡곤란이 온다. 좌심실의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면서 좌심방이 커지고, 다시 폐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원만하게 가지 못하면서 폐에 혈액이 정체되어 생기는 증상이다.

대동맥 판막 폐쇄부전 역시 승모판막과 마찬가지로 류마티스열과 퇴행성 판막질환이 주 원인이다. 다만 드물게 심장에 연결된 대동맥이 확장되면서 판막부위의 직경도 같이 커져서 제대로 닫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대동맥과 함께 수술을 하게 된다. 판막질환의 원인인 류마티스열과 퇴행성 판막질환 모두 고령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로는 구분이 곤란하다. 하지만 판막이 손상되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하다. 대부분 승모판막과 마찬가지로 역류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으며 청진소견으로 우연히 진단되기도 한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혈액이 반대로 흐르면


따라서 100m 정도 걷거나 2층계단을 올라가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비교적 경미한 증상만 있는 상태라도 실제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 다만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좌심실에 무리한 부하가 걸리면서 두꺼워지면서 심실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만일 흉통, 실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상태이며 대부분 수술을 필요로 한다. 우연히 청진을 통해 판막질환 특유의 소리를 듣고 진단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판막질환의 가능성이 있을 때는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게 된다. 심장초음파는 심장의 모습 외에도 혈액이 흘러가는 방향을 정확히 알 수 있으므로 폐쇄부전을 진단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대부분의 판막질환이 고령에서 생기는데 같은 연령대에서 협심증 역시 많이 발생한다. 그 뿐 아니라 판막질환으로 심실이 두꺼워지면서 협심증이 생기거나 반대로 협심증의 합병증으로 판막 부위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판막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이 때는 심장 카데터 검사가 필요하다.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소금 섭취를 줄이고 무리한 활동을 피하며 적절한 약을 투여하게 된다. 그렇지만 판막이 심하게 손상되었다면 기존의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판막을 삽입하게 된다.

인공판막은 협착이나 폐쇄부전의 문제가 전혀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므로 가장 근본적이고 최종적인 치료이다. 그러면 심장에 불필요하게 가해졌던 부담도 감소하면서 심장 기능 자체도 좋아진다. 우측 심장에 있는 삼첨판막이나 폐동맥 판막은 단독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승모판막 혹은 대동맥 판막 질환이 있을 때 같이 손상되므로 이들 판막을 수술하면서 같이 교정해주게 된다. 중증이 아닌 판막 질환을 예방 목적으로 미리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너무 많이 진행된 심각한 중증 상태에서 수술을 하면 수술 위험이 크므로 정기적인 검사와 치료를 통한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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