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명호 칼럼] 이재명의 전략, 통하고 있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칼럼] 이재명의 전략, 통하고 있다
'이재명 단식'의 끝자락에서 민주당은 '내각 불신임과 총리 해임 결의안'을 선택한다. 민주당 비상의원총회는 "윤석열 정권 폭정과 검찰 독재에 맞서는 총력 투쟁을 선언한다"며 윤석열 정권의 전면적 국정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도 즉시 제출하기로 했다. '정권의 부당한 정치수사,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 전 정권 죽이기'에 맞서 검사 탄핵 절차도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관심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국회 표결이다. 오는 25일 본회의가 첫 분기점이다. 9월 말 10월 초의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 등으로 다음 본회의는 11월 초에나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 표결 결과는 가결 아니면 부결인데, 가결론은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의 '이재명 약속'에서 출발한다. 그는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가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약속을 지키겠다고 당당하게 나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한다. 가결시키고 영장실질심사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결)당론으로 정했다가는 큰일이기 때문에 요청컨대 이 대표가 가결시켜 달라고 말해주는 것이 제일 낫다"고 한다.

이들은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기도 하다. 최근 한 조사에서 '단식이 적절하다는 응답(47%)'과 '부적절 하다(50%)'는 답변이 엇비슷하지만 중도층(52%)과 무당층(54%)의 부정적 의견이 과반을 넘는다는 게 부담이다. 부결은 '방탄 프레임'을 넘어 '방탄 지옥'으로 넘어 간다는 것이다.

결국 이 대표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전적으로 달린 것이다. 그래서 이 대표 스스로 "가결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한 부결 전망이 우세하다고 한다.

가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실상 '강제입원' 당하면서도 단식을 계속하려는 이 대표에게 '가결 촉구선언'을 요구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들조차 "처지가 곤궁하지 않나, 곤궁한 사람을 두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야박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대표가 (체포동의안에 대해) 말씀을 안 하는 것"을 불안해하면서도 "그래도 당을 위해 해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질 뿐이다.

이 대표의 "가결해달라"는 명시적 메시지 없이 '138 vs 139의 부결'과 다수의 기권과 무효표, 그리고 '불체포 특권포기'를 선언한 31명의 의원들이 가결에 동참하기는 어렵다. 만약 그렇다면 민주당 분열이다. '수박 색출과 추방의 전쟁'이며 모두가 이미 분당을 각오했다.


친명의 입장은 분명하다. "지금은 전시상태"로 "대표가 동의안 가결을 해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며 "이 대표를 검찰의 아가리(입의 비속어)에 내줄 수 없고, 흉기를 들고 덤비는 강도에게 목숨을 그냥 내놓을 수 없다. 검찰 공작에 당을 통째로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체포동의안 부결이다.
이들은 나아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윤석열 검찰의 만행에 일치단결해 단호하게 대응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이재명 당 대표의 직인이 찍힌 총선 공천장을 들고 총선에 승리해야 한다"고까지 한다. '총선 때까지 이재명 사퇴는 없다'는 말이다.

야당 대표로서 최장 기간 단식의 정치적 효과는 뚜렷하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사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일'로 '충분한 정치적 보상'이 뒤따랐다. 사람들은 "비명계와 친명계 등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등 당이 갈라지는 평가들이 있었는데 이를 다 잠재운 것만 해도 확실한 성과"라고 한다.

이 대표 중심의 '당내 안정화와 지지층 결집'은 여론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주 갤럽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한 주 만에 34%로 7%p 반등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7%를 기록했었다.

단식은 이 대표의 민주당 장악력을 높였다. 존재감을 확인한 '더민주혁신회의'의 영향력은 공천 과정에서 더 강화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이재명의 '공천지분 보장'은 물론 주도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의 자신감이라면 뜻밖의 선택도 있다. 실리에 명분을 얹는 '가결 선언'이다. 가능성은 가장 낮지만 그렇다면 총선을 향한 민주당발(發) 반전의 시작이다. 어쨌든 이재명은 성공했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