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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족쇄` 채워 거래 급감… 거들떠도 안보는 農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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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투기 사건이후 거래요건 강화
실제 농민조차 토지구입 어려워
세금미납으로 10여차례 유찰도
[단독] `족쇄` 채워 거래 급감… 거들떠도 안보는 農地
연합뉴스 제공.



부모님의 시골 땅을 상속받은 A씨. 상속세를 내기 위해 땅을 내놨지만 1년여가 지나도록 팔리지 않았다. 몇몇 사람이 관심을 가졌지만 농지취득자격증 획득이 어렵거나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해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A씨 땅은 세금 미납 등으로 압류됐다. 압류 이후 경매에도 넘겨졌지만 아무도 입찰하지 않아 수 차례 유찰 끝에 결국 경매마저 취하됐다.

농지법 개정으로 주말농장 요건이 강화되고 농막규제 논란까지 겹치면서 농지거래가 얼어붙었다. 답(논) 지목 거래는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경매시장에는 수차례 유찰된 농지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3710건이었던 농지(전·답) 경매 건수는 올 상반기 4085건으로 10% 이상 늘어났다. 7~9월까지도 2057건(12일 기준)의 경매가 진행돼 올 하반기 경매 건수는 상반기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매를 통해 농지를 취득한다 하더라도 농지취득자격증명(농취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규제가 잇따르면서 유찰이 이어졌다. 유찰 횟수가 10여번을 넘기면서 낙찰금액이 감정가액의 10%도 되지 않는 땅도 속출했다. 지난 4일 경남 A 시에 위치한 149㎡ 밭(전)은 11번의 경매 끝에 감정가(2458만5000원)의 9%인 215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에는 경남 다른 지역에 위치한 논(48㎡)이 13차 경매 끝에 단돈 8만2000원에 팔렸다. 해당 토지의 감정가는 120만원이었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경매에 나온 농지 2057건 중 180여건이 수차례의 유찰로 최저가격이 감정가 대비 30% 이하로 떨어졌다.

농지 거래 위축은 2021년부터 시작됐다. 2년전 발생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건 이후 정부가 거래 요건을 강화하면서다. 또 지난해 5월 농취증 발급요건을 강화한 농지법령 개정안 시행 이후 또한번 거래가 급감했다. 개정안 시행 이후 농업진흥구역 내 주말·체험영농목적 토지거래가 제한됐고, 농취증 발급 서류에 농업경영 노동력·시설 확보방안, 재직증명서, 영농경력 입증 등이 추가되며 발급요건이 대폭 강화됐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새로운 농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농지 취득 후 3년이 지나야 임대, 농지은행 위탁 등이 가능하도록 또 한번 규제가 강화됐다. 농막 설치 규제 역시 현재는 개정이 철회됐지만 매수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에서 거래된 농지(전·답)는 1만6771필지로 집계됐다. 농지 취득요건 강화 시행 직전인 작년 4월(3만2301필지) 대비 절반 수준이다. 특히 답 용지 거래(8145필지)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적은 거래량을 보였다.전문가들은 2021년 이후 농지 관련 규제 강화가 거듭되면서 토지거래 수요가 사라지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고령화 등으로 부재지주(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땅 주인)는 80%에 육박하고 있지만, 거래 자체를 어렵게 만들면서 외지인과 내지인의 매수 모두 감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투기를 막기 위한 취지와 달리 개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지방지역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실제 농민들조차 토지구입이 어려워지고, 지속적인 토지 가격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고 전했다.

나현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연구위원은 "독일과 일본 등은 농지 활성화를 위해 매매와 임대 조건을 완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현실 상황에 역행하는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규제 강화 이유가 단순히 투기 방지라면 토지거래허가구역처럼 개발이 예상되는 특정 지역만 규제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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