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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아니었을때도…숨진 대전교사, 학부모 민원 14차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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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대상 아님에도 학폭위·경찰 신고도
담임 아닌 기간에도 민원 지속
15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사망교사 추모제 예정
담임 아니었을때도…숨진 대전교사, 학부모 민원 14차례 받았다
생전 근무하던 학교 복도 지나는 대전 교사의 영정사진. 사진 연합뉴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40대 초등학교 교사 A씨는 경찰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신고 외에 4년간 총 14차례의 학부모들의 민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 B씨 등 2명은 2019년 당시 자녀들의 담임이었던 A씨를 상대로 총 7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다.

B씨 등은 이후 A 교사가 담임이 아니었던 2020년부터도 3년간 총 7차례의 민원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들은 학교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기도 했고, 국민신문고에 "A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게다가 이들은 2019년 12월 A교사가 학폭위 처분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신고를 강행했고, 이후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까지 했다.

숨진 교사의 남편 C씨는 A씨가 생전에 가해 학부모들을 신고하는 것을 꺼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C씨는 "아내가 학부모들로부터 고통을 받아왔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며 "저 역시 이를 지켜보면서도 지금껏 속앓이만 해왔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A씨는 학교 도움 없이 학폭위에서 '해당 없음' 조치를 받았고, 10개월간 이어진 수사기관의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학교 측은 당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A교사가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제출한 신고 서류가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권보호위원회는 신고 서류나 구술로도 요청이 가능한 부분이다"며 "동료 교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 당시 A씨가 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는지 확인 중"이라며 "학교 관리자가 악성 민원에 대해 '참아라, 사과해라'라는 등 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달 4일이었던 '공교육 멈춤의 날'에 A교사가 병가 승인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부분에 관해서도 진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차원 대전시교육청 감사관은 "위법 여부가 확인되면 해당 공무원에 대해서 징계 등 엄중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또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사권은 없지만 부적절한 의혹이 발견되면 수사 의뢰 또는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교사노조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교사 A씨의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노조는 유족과 함께 진상을 규명하고 악성 민원인을 대상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교권을 지키는 것은 교사 개인이 아닌 학생과 학교를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최근 숨진 A 교사분의 순직 처리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설 교육감은 지난 8일 담화문 형식으로 '교사 사망과 관련해 철저하고 엄정한 조사를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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