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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정무위 넘었는데… 실손청구 간소화 또 막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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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여·야의원 "의료법 충돌
환자 개인정보 악용 우려" 지적
소비자단체 "편익우선" 목소리
14년만에 정무위 넘었는데… 실손청구 간소화 또 막히나
[사진=연합뉴스]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14년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었지만 이번에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혔다.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수년째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팽팽히 맞선 가운데 번거로운 청구 절차에 따른 미청구 실손보험금은 매년 늘고 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실손보험 미청구금액은 지난해 2512억원, 올해 3211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소비자단체들은 하루빨리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14일 국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법사위는 전체회의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 소위원회에 보내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지만 추가 법안 심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이후 3개월 여 만에 법사위에서 심의됐다. 수년째 해당 보험업법 개정안이 정무위 문턱을 넘지 못했던 만큼 보험업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의료계와 일부 시민단체가 '법안 폐기 촉구'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꼬이고 있다.

지난 13일 법사위에서도 여야 의원 모두 보험사들의 과도한 환자 정보 활용을 통한 이익 추구를 문제 삼았다. 특히 박주민 의원은 해당 보험업법 개정안이 진료정보 열람·제공을 제한하는 의료법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박 의원은 "의료법과 약사법에선 의료 관련 정보를 열람 및 제공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보험업법 개정안을 보면 단순히 '의료법·약사법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만 있어 의료법, 약사법의 취지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가입자의 질병 정보가 축적돼 추후 보험 가입이나 계약 연장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실에서 의료법에 상충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의료법을 배제하는 조항이 명시돼 있으면 의료법이 우선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체서 유권해석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환자 의료정보 오남용 문제에 대해 "비밀 누설 조항 등이 있어 위반 시 징역 3년 이하, 벌금 3000만원 이하의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회 본회의 전 마지막 절차인 법사위에서 여야 의원 모두 시행 시 부작용을 앞세워 재심의에서 통과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의료계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하면 서류 전송을 거부하고 위헌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통과가 돼도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단체에서 소비자 편익 제고와 권익 증진을 위해 이번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가 병원에 진료비를 완납한 후 보험사에 별도로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며 "많은 소비자가 복잡한 실손보험 청구 과정과 번거로운 증빙 자료 준비에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정 이해기관들의 이익적 측면이 아니라 오로지 소비자 편익 제고라는 차원에서 바라봐야만 사회적 통합을 이뤄낼 수 있다"며 "추후 열릴 법사위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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