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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관광 돈 내세요"...`과잉관광` 베네치아, 입장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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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코로나19 이후 과잉관광에 몸살
시의회, 시 입장료 5유로 징수 법안 통과
비수기에는 입장료 부과 안해
숙박객 QR 코드 없으면 최대 42만원 벌금
"당일치기 관광 돈 내세요"...`과잉관광` 베네치아, 입장료 받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산마르코 광장 인근 좁은 수로를 지나는 곤돌라 모습. [베네치아=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내년부터 당일치기 관광객에게서 입장료로 5유로(약 7000원)를 받는다. 겨울철 비수기에는 입장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베네치아 시의회가 12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장료 징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시의회는 내년 봄과 여름에 주요 공휴일을 정해 입장료 제도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산한 평일에 여행객 방문을 유도함으로써 관광객 분산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한 곳인 베네치아는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이후 이른바 '보복 관광'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구 5만명에 불과한 베네치아에 지난 한해 320만 명가량의 관광객이 찾았다. 올해는 아직 9월인 데도 작년보다 훨씬 많은 500만 명의 관광객이 베네치아를 방문했다. 이로 인해 집값과 생활 물가가 치솟아 원주민들은 베네치아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베네치아 역사지구 내 인구는 1961년 13만 명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8월 5만 명 미만으로 줄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관광 세트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 유네스코(UNESCO)는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에 힘들어하는 베네치아를 세계유산 목록에 올려야 한다는 권고를 했다. 이탈리아 당국에 118개의 작은 섬 위에 세워진 베네치아와 석호(潟湖)를 이탈리아 당국이 보호해야 한다며 세계유산 등재를 권고한 것이다.

결국 참다 못한 베네치아 당국이 결단을 내렸다. 이번 입장료 부과 조치는 관광객 과밀 현상만 초래할 뿐, 지역 경제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당일치기 관광객을 타깃으로 했다.

베네치아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에겐 별도의 QR 코드가 부여 되며,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 주민과 14세 미만 방문객도 무료다. 학업 또는 업무상의 이유로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경우에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베네치아시 경찰과 공인 검사원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검사해 해당 QR 코드가 없을 경우 50유로(약 7만원)에서 300유로(약 42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베네치아 거주자는 QR 코드가 필요 없고 거주증만 있으면 된다.

시모네 벤투리니 베네치아 시의원은 "베네치아 거주 시민들의 권리와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의 새로운 균형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의회에서 법안을 심의하는 동안 200여명의 시민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입장료는 우리를 구할 수 없다. 우리는 집과 일자리, 낮은 임대료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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