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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인도는 왜 `우주개발`에 올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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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디지털뉴스부장
[현장칼럼] 인도는 왜 `우주개발`에 올인할까
"인도가 이렇게 우주개발 능력이 뛰어난 나라였나?"

최근 인도가 쏘아올린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했다. 이를 지켜보면서 깜짝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인도는 태양 탐사까지 나선다는 계획도 천명했다.

전근대적 사회제도인 카스트가 공고해 사회 자체가 후진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도가 믿기지 않는 우주개발 거사를 차곡차곡 준비해 오고 있었다. 인도발 '우주 쇼크'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예전의 그 인도가 아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양국간 우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인도의 우주강국 지위는 그냥 얻은 게 아니었다. 인도의 우주개발 역사는 한국보다 50년이나 앞섰다. 인도는 1969년 지금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 지역에 총리 직속의 인도우주연구기구(IRSO)를 설치했다. 1972년엔 세계 최초로 정부 부서의 하나로 우주청(DOS)을 발족했다. 아직도 항공우주청을 설립하지 못한 우리보다도 훨씬 빠르다.

인도의 우주개발 시작은 보잘것 없었다. 어촌의 한 작은 성당이 인도의 첫 우주기지였다. 기도실을 연구실로, 사제의 방을 설계 제도실로 바꿨다. 자전거로 부품을 실어 로켓을 조립했다. 통신위성은 소달구지에 싣고 와 테스트를 거듭했다. 인도 1인당 국민소득이 고작 81달러였던 1962년 일이다.

당시 인도는 인구 절반이 변변한 화장실 조차 없었다. 그런 빈한한 상황에서 "가난하고 사회문제가 많을수록 미래를 위한 우주개발이 절실하다"고 외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비크람 사라바이 박사다. 그는 인도 우주개발의 아버지로 불린다.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에서 분리돼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내린 착륙선 이름도 '비크람'이라 명명했다. 인도의 위성 로켓이나 우주센터 명칭 등에서도 비크람 박사를 기려 곳곳에 그의 이름을 훈장처럼 붙였다.

인도의 우주강국 도약엔 이런 선구자들이 있었다. 비크람의 혜안은 달랐다. 그는 "인도가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하려면 선진 기술에서 뒤져선 안된다"고 했다.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측근이었던 그는 신생 독립국 처지에서 국민을 먹여 살리기도 힘든 시기에 우주에 눈을 돌렸다. 우주개발이 인도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그의 통찰력은 적중했다. 인도는 철저하게 통신용·기상관측용 위성개발에 몰두했다. 마침내 비크람이 뿌린 우주개발의 꿈은 '우주 강국' 인도로 빛을 보게 됐다. 현재 인도의 우주산업의 주 활용 분야는 일기예보, 지질 및 해양학 연구, 재해 관리, 농업 등이다. 우주산업이 경제를 살찌우는 인프라로 거듭났다.

인도는 촘촘하게 깔린 위성을 통해 세계 7위의 영토 인도 전역에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인도의 우주산업은 2020년 기준 약 96억 달러 규모다. 447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시장에서 2.1%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인도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4월엔 우주 개발 사업에 민간 참여를 허용하기도 했다. 비정부 기관도 우주 물체, 지상 기반 자산 및 통신, 원격 감지, 내비게이션 등과 같은 서비스의 구축과 운영 등을 수행토록 문호를 개방했다.

우주개발로 인도의 스타트업이 만개했다. 인도의 우주산업 영역은 확장일로다. 우주산업 관련 2021년 신규 창업 기업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전년대비 300%가 넘게 증가했다. 또한 VC(벤처캐피탈)의 투자 금액 역시 196%나 성장했다는 보고도 있다. 신규 스타트업의 71%는 인공위성과 우주선 관련 시스템 개발과 인공위성 어플리케이션 분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인도의 우주개발은 가성비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위성발사 대행으로 수조원의 떼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 각국의 주문을 받아 34개국에 424개의 위성 발사를 대행했다. 우리나라도 1999년 우리별 3호 발사 때 인도 발사체를 이용했다.

아직도 인도의 우주개발에 대해 국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많은 국민이 굶주리고 있는데 무슨 우주개발이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인도정부는 단호하다. 우주개발은 우수한 과학자와 엔지니어에게 하이테크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관련 시장이 커지고 국민의 삶이 향상될 것이라는 지론이다.

우주개발로 인한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에 국가적 명운을 건 듯 하다. 인도는 이미 '우주의 상업화'에 다가가 있다. 우주개발은 원칙의 문제다. 지금이라도 '외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우주개발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김광태 디지털뉴스부장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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