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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윤석열 커피` 보도와 언론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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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윤석열 커피` 보도와 언론윤리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 3일 전에 있었던 인터넷언론 '뉴스타파'의 보도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뉴스타파는 당시 '김만배 음성파일'이란 리포트를 통해서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윤석열 대검 중수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튿날 KBS와 MBC 뉴스는 해당 보도를 인용, "윤석열 후보가 검사 시절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보도를 했다.

국민의힘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최근 "뉴스타파에서 가짜뉴스를 생산해냈고, 공영방송 KBS와 MBC가 이를 확대해서 퍼트렸다"며 "이들 매체들에 대해서 시장퇴출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나섰다.

여권에서는 의도적 허위보도가 한번 발각되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등도 거론하고 있다. 반면, 야당과 언론단체에서는 비판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논란을 빚자 뉴스타파는 2021년 9월의 '김만배-신학림' 대화 녹취파일과 녹취록 전문을 지난 7일 공개했다. 녹취록과 비교해보니, 지난해 3월 보도에서 뉴스타파는 윤석열 후보와 조우형 씨의 관계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편집했다.

물론 보도에서는 윤 후보가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조우형 씨를 만나서 직접 커피를 타준 것처럼 오도할 수 있는 부분이 여럿 있었다.

뉴스타파는 이재명 후보가 TV토론에서 "조우형에게 커피를 왜 타주셨어요?"라고 묻는 화면을 보여줬다. 여기에다 윤석열 검사가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JTBC의 앞선 보도가 더해졌다.

당시 JTBC는 2월 중순 대장동 관련자 남욱 변호사의 검찰진술을 인용해서 "(김만배 씨가 주우형 씨에게 말한 것처럼)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으며 (중략)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보도했다.

이튿날 KBS와 MBC 뉴스는 김만배 녹취록이라며 뉴스타파의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서는 "윤석열이 '니가 조우형이야?'라고 물었다"는 김만배의 말을 인용한 뒤, 윤석열 후보는 브로커 조씨를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녹취록을 100% 진실이라고 믿고 윤 후보의 신뢰도에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 후보임을 증명하는 녹취록이 공개되었다"는 민주당의 공격도 뒤따랐다. 대통령 선거 이틀 전 상황이다.

뉴스타파는 2012년 탐사저널리즘을 표방하며 출범, 깊이 있는 취재와 성역 없는 보도로 각광을 받아왔다. 독자후원모델을 바탕으로 주류 언론들이 주저하는 영역도 뚝심있게 보도해왔다.

뉴스타파는 다른 한편으로 PD저널리즘의 틀에서 제작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즉, 팩트를 모아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내리고 팩트를 모으는 방식이다. 김만배 녹취록 보도의 방향성은 PD저널리즘의 한계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윤석열 커피' 논란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에 이어 다시 진보-보수 진영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정파성이 아니라, 의도적 왜곡 여부가 핵심이다.

기자들의 취재 과정에서는 팩트체킹을 소홀히 하거나, 취재원에 휘둘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실한 취재와 오보는 비난의 대상이지만 이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언론자유의 근간이 흔들린다. 자칫 과도한 자기검열로 권력에 대한 보도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자가 고의적으로 허위정보를 생산하거나 취재원과 공모해 허위정보를 유통시키는 것은 매우 냉혹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선거 기간 동안에 의도적인 허위정보 생산 및 유통을 한다면 이는 '정치 모리배'의 행태이지, 결코 참다운 기자나 올바른 언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고의로 사실을 왜곡하면서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게 하거나 선거 결과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언론자유를 악용하는 것이다.

여당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번 논란에 매우 강경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아직 고의성 여부가 입증되지 않았는데 벌써 인터넷언론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언론사로서 퇴출을 언급하는 것도 매우 섣부른 주문이다. 정확한 진단도 없이 처방을 먼저 내리는 격이다. 이 역시 정파적 입장에서의 접근이 될 수 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가짜뉴스를 빌미로 압박해서는 안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뉴스타파와 KBS, MBC 등이 정말로 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보도내용을 조작·왜곡했는지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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