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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슬립케어 `브리즈`개발 주역… "저도 중요한 회의 전날 잠을 못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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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입사한 '18년째 원 컴퍼니 맨'… 수면장애 겪고서 '필요하겠다' 싶어
개발초 데이터 축적에 고생… "저희 직원들도 점심마다 마인드케어 받아요"
[오늘의 DT인] 슬립케어 `브리즈`개발 주역… "저도 중요한 회의 전날 잠을 못잤어요"
노승표 슬립웨이브컴퍼니 대표.



LG전자 사내독립기업 슬립웨이브컴퍼니 노승표 대표

현대인들의 고민 중 하나로 '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수면의 절대적인 양도 문제지만, '좋은 잠'이라는 질적인 측면에선 특히 그렇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약 53만명에서 2021년 64만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80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웬만큼 불편을 겪고 있더라도 병원까지는 가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적 수면장애 환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일상에서 좋은 잠을 도와줄 '슬립테크' 제품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LG전자에서는 슬립케어 시장에 대응하는 첫 제품으로 '브리즈'를 선보였다. 브리즈를 개발한 슬립웨이브컴퍼니는 LG전자의 사내벤처 선발 제도인 'LGE 어드벤처' 1기로 시작해 지금은 사내독립기업(CIC)으로 탈바꿈했다. LGE 어드벤처에서 '뇌파를 이용한 스마트 수면케어 솔루션'을 시작으로 현재는 슬립웨이브컴퍼니의 대표로 브리즈 개발과 출시를 담당한 노승표(45·사진) 대표는 수면장애를 앓았던 경험이 계기가 돼 브리즈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이면 전날부터 잠이 안왔어요. 저처럼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잠을 이루지 못해 어려움을 느끼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노 대표는 지난 2006년 LG전자에 입사, 지금까지 18년째 한 회사에 몸을 담고 있는 '원 컴퍼니 맨'이다. 입사 후 LG전자의 모바일 개발 분야에서 주로 일해왔던 노 대표는 미국에서 MBA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018년부터는 신사업 분야 업무를 맡아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브리즈의 콘셉트를 처음 잡아가기 시작한 것 역시 그때부터다.

[오늘의 DT인] 슬립케어 `브리즈`개발 주역… "저도 중요한 회의 전날 잠을 못잤어요"
노승표 슬립웨이브컴퍼니 대표가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를 시연하고 있다.



노 대표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일상에서의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인들은 왜 잠을 못 잘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개발 초기엔 수면 상태, 잠을 못 이루는 상태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면서 수면을 이루는 데에는 수면 자체만큼이나 그날 무슨 상황이 있었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걸 확인했습니다. 활동 시간 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마인드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걸 알게 되고, 이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거죠."

슬립웨이브컴퍼니의 브리즈는 무선 이어셋과 전용 앱으로 구성된다. 뇌파 감지 센서를 장착한 이어셋을 끼우고, 앱으로 연동해 뇌파 조절 유도 콘텐츠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브리즈는 좌뇌와 우뇌에 각각 들려주는 주파수의 차이를 활용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뇌파를 유도하는 뇌파동조 원리가 적용됐다. 예를 들어 깊은 수면 상태에 해당하는 2㎐ 대역의 뇌파를 유도하기 위해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2㎐ 주파수 차이가 나는 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앱에서는 '마인드케어'와 '슬립케어' 두 가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인드케어 모드를 활성화하면 심리적 안정 상태를 나타내는 알파파를 유도하는 사운드와 호흡 가이드로 불안 상태를 이완해 줄 수 있다. 브리즈는 긴장·불안 등으로 사용자의 심리 상태를 세분화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슬립케어 모드는 수면 상태에 나타나는 세타파와 델타파를 유도해 깊은 잠에 들도록 도와 준다. 비 내리는 숲 속 풀벌레 소리, 졸졸 흐르는 숲 속의 작은 시냇물 등 취향에 맞는 분위기도 고를 수 있다.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수면과 불안 모두 사람이 직접 사용해 보고 전후 차이를 느끼는 것이 중요한데, 수면은 피험자 한 명이 하루 동안 1회의 결과만 낼 수 있어 초반 데이터 축적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개발 초기에는 점심시간마다 노 대표를 비롯한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직접 수면을 취하며 데이터를 쌓기도 했다. 마인드케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긴장과 불안 수치가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는데, 이 경우 대부분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 많다 보니 변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 문제였다.

"브리즈는 주파수만이 아니라 좀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다양한 멜로디나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사운드 등을 제공하는데, 임상 대상자들이 매우 디테일한 피드백을 많이 줘서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똑같은 빗소리라고 해도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지는 것과 캠핑장 자갈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다르다는 의견 같은 것도 있었죠."

노 대표와 슬립웨이브컴퍼니는 브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자의 컨디션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더 다양한 상황에서의 브리즈 활용법과 외부 협력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지금도 저와 저희 직원들이 점심 시간에 다들 브리즈를 착용하고 마인드케어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브리즈의 개발자이자 첫번째 고객인 셈이죠.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 수면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케어가 필요한 고객들에게 브리즈가 마인드 웰니스의 중요성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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