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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입사 9년만에 편의점 스낵 대히트… "제품에 스토리 담으니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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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빅사이즈' 먹거리 대명사… 연 매출 100억 넘보는 제품 만들어
역사학도답게 과거와 미래담아… '제주해녀라면'땐 제주찾아 십고초려
"같은 데이터도 해석따라 상품달라져… 다양한 사람 만나는게 일의 매력"
[오늘의 DT인] 입사 9년만에 편의점 스낵 대히트… "제품에 스토리 담으니 달라져요"
권민균 GS리테일 가공기획팀 매니저. GS리테일 제공



'넷플릭스 점보팝콘' 개발 GS리테일 권민균 MD

"단순히 크게 만드는 게 아니라, 빅사이즈 상품에 스토리가 함께 담겨 있어야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GS25의 스낵매출 1위 제품 '넷플릭스점보팝콘'을 개발한 권민균(38·사진) GS리테일 가공기획팀 MD(상품기획자)는 편의점 먹거리 시장에서 '빅사이즈' 제품의 대명사가 된 제품을 만들어낸 비결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권 MD는 "최근 빅사이즈가 트렌드로 부상한 것은 아무래도 경기 불황에 따른 가성비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긴 하는 것 같지만, 단순히 크기만 크다고 모든 상품이 성공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빅사이즈 상품에 스토리가 함께 담겨 있어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넷플릭스 점보팝콘의 경우에는 코로나 이후 고객들이 가정에서 장시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리즈를 '정주행' 하는 트렌드가 생겼고, 영화·시리즈는 팝콘과 연상이 되기 때문에 장기간 정주행할 때 먹을 수 있는 빅사이즈 팝콘에 넷플릭스라는 스토리를 입혔다. 이게 고객들의 니즈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를 장시간 시청하는 고객들을 위해 400g의 대용량으로 만든 점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GS25에서 판매하는 일반 봉지 팝콘 용량이 70~80g인 것과 비교하면 5배나 큰데 가격은 6000원대다.

현재 넷플릭스점보팝콘은 GS리테일에서 연간 매출 100억원을 예상하고 있는 편의점 스낵계의 대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GS25가 넷플릭스와 제휴해 지난 6월부터 선보였는데 지난 7월에는 차별화 스낵류로는 처음으로 월 매출 10억원을 넘겼다.

넷플릭스점보 팝콘의 경우, 처음에는 제조사에서 난색을 표했던 제품이다. 과거 대용량 팝콘을 출시했을 때 고객반응이 높지 않았고, 생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 설정도 만만치 않았다.

권 MD는 "결과적으로는 제조사와 저희가 서로 양보하면서 최종 상품화가 될 수 있었다"면서 "기업 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패키지도 재치있다. 검은색 바탕에 붉은색 컬러로 넷플릭스를 표기하고, 재생 버튼과 구간 이동 버튼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점, 구간 이동 버튼 안에 숫자 25를 넣어 GS25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점이 그렇다. 재밌는 것은 재치있는 제품에 소비자들도 재치있는 인증샷으로 화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MD는 "사이즈가 크다 보니 상체 만하다는 인증샷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어떤 고객께서 자동차 조수석에 상품을 놓고, 안전벨트를 채워 놓으셨더라"면서 "상품이 의인화된 것이 재밌고 인상에 남았다"고 전했다.


2010년에 GS리테일에 입사한 권 MD는 올해로 9년차 MD다. 9년차의 시간은 그에게 있어 넷플릭스 점보팝콘처럼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경험치를 차곡차곡 쌓아 온 시간이었다.
특히 그는 2018년 '제주해녀라면'을 기획하며 스토리와 제품의 결합이 가져오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권 MD는 "역사교육과를 전공했다. 그래서 그런지 역사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역사적인 스토리를 상품에 얹게 됐다"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제주해녀가 등재됐다는 기사를 보고 제주해녀들이 잡은 해산물로 해물라면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무작정 제주해녀협회에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해녀 할머니들이 반대를 했다. 제주해녀가 상업적으로 비치실까 걱정이 많으셨다"면서 "그래서 삼고초려를 했고 당일 치기로 제주도를 10번은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해녀협회 회의가 있을 때마다 찾아가서 브리핑도 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했고 다양한 기부를 약속하고 최종적으로 동의를 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제주해녀분들이 직접 잡은 뿔소라를 엑기스화 해서 스프에 넣어 국물맛을 더 진하게 만든 이 라면은 비록 지금은 판매하고 있진 않지만,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집념과 행복감은 권 MD의 DNA에 깊게 각인이 됐다.

아이디어와 집념으로 탄생시킨 상품도 있다. 권 MD는 "2016년에 출시했던 크리스피치킨이라는 상품이 있었다. 모두가 치킨을 상온에서 유통기한 1년으로 파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닭고기에 들어 있는 수분 때문에 산패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튀김옷에는 수분기가 없다. 거기서 착안해서 치킨을 상온에서 팔 수 있도록 닭을 말린 후 육포처럼 만들어 수분기를 빼고 튀긴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생산이 판매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이슈가 된 바 있다.

풍부한 아이디어의 비결을 묻자 권 MD는 "역사적 사고를 하려고 노력한다. 역사교육 전공이다 보니, 과거 사실을 통해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교육을 4년 동안 받았다"면서 "그걸 업무에 적용해서 다양한 판매 데이터를 보고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해 보면서 상품을 만든다. 똑같은 데이터라도 그걸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스낵, 껌, 캔디, 젤리, 초콜릿, 라면, 가정간편식(HMR), 커피차, 통조림, 안주류 등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공식품을 운영하는 가공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는 권 MD는 앞으로 더 많은 카테고리에서 스토리가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경험치를 쌓아나갈 계획이다.

그는 "각 상품마다 각각의 장단점과 그 상품과 해당 상품의 산업 전반에 대해 새롭게 알고 배우고, 카테고리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품 저마다 매력이 다양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일의 매력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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