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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이란 수출길… 정유·가전·車 훈풍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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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동결 자금 해제 합의로 4년 3개월 만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란 수출길이 다시 열리게 됐다. 정유제품과 가정용 전자제품, 자동차와 부품 등 각종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하마드 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 은행장은 12일(현지시간) 한국에 묶여 있던 이란의 모든 자금이 모두 해제됐다고 밝혔다.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은 당시 미국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로 국내은행 등에 묶여 있던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으로, 무려 70억달러(9조3240억원)다.

정유업계는 한국과 이란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던 동결자금 문제가 4년 3개월 만에 해소되면서 이란산 원유의 수입 재개에 대한 논의 기대감이 높다. SK이노베이션,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했지만, 2019년 5월부터 원유 수입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정유사들은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정상화되면 원유 도입선을 다각화할 수 있고,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수급 안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란산 초경질원유는 나프타를 생산하는 데 유리하고 가격도 저렴한 만큼 정유사의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은 세계 석유 매장량 4위의 손꼽히는 산유국"이라며 "이란이 대규모의 원유를 생산해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로 수출을 시작할 경우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국내 기름값 하락에 영향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가전제품 업계도 수출길 회복에 기대하고 있다.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 후 대부분의 한국 기업은 이란에서 철수했다. 이때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란 사업을 사실상 접었다.

하지만 이란 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재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란 정부가 나서서 2021년 한국산 가전제품 수입 금지를 직접 명령한 적도 있어 핵 협상 진전에 따른 제재 강도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이란의 교역 규모는 2011년 174억2600만달러로 1962년 수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미국 주도의 제재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기준 대이란 수출액은 1억9500만달러, 대이란 수입액은 1100만달러로 사실상 교역이 끊기다시피 했다.
자동차업계도 이란 시장 재진입을 내심 바라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미국 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2018년 하반기부터 이란에 대한 자동차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사업 철수 직전까지 현지 판매량은 현대차와 기아 합산 약 4만5000대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과거 이란업체와 합작해 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판매하는 방식의 생산을 한 전례가 있어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연결고리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역이 사실상 단절된 자동차 부품업계도 이란과의 거래 정상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후관리 부품 등 공급을 위해 제3국을 거쳐 소량의 제품을 현지로 보내는 거래 정도가 존재하는 상황인 만큼 사후관리 등의 서비스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다시 열린 이란 수출길… 정유·가전·車 훈풍 기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타즈리시 전통시장에 인파가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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