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텐스토렌트에 642억 투자
미래 모빌리티용 AI 반도체 개발
삼성전자도 투자… AI혁신 가속
SK·LG도 경쟁력 강화 총력
미래 모빌리티용 AI 반도체 개발
삼성전자도 투자… AI혁신 가속
SK·LG도 경쟁력 강화 총력
LG그룹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전자도 글로벌 반도체 설계 분야의 전설로 알려진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와 손을 잡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SK, LG 등도 인공지능(AI) 기술 확보를 위한 역량 강화에 힘을 쏟는 중이다.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4대 그룹의 합종연횡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최근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642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텐스토렌트가 최근 모집한 투자금(1억달러) 가운데 50%에 해당하는 액수다. 현대차 3000만달러(385억원), 기아가 2000만달러(약 257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의 에버그린 멀티스테이지 벤처캐피탈 펀드인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이 주도했다. 또 피델리티 벤처스, 이클립스 벤처스, 에픽 캐피탈, 매버릭 캐피탈 등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난 5월엔 LG전자가 텐스토렌트에 투자를 단행하고, 차세대 프리미엄 TV·차량용 칩 개발을 협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적 인물로 알려진 짐 켈러가 CEO로 있다. 짐 켈러 CEO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AMD에선 PC용 CPU(중앙처리장치)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했으며, 테슬라에서도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작업을 이끈 경험이 있다.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 이후 자체 개발한 AI 관련 지적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최적화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텐스토렌트의 CPU, NPU(신경망처리장치) 설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자동차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쓰일 맞춤형 반도체를 공동 개발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반도체개발실을 신설하고, 외부 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한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초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한 바 있다. 글로벌 주요 시장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 방문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202년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6월엔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하는 등 반도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텐스토렌트 투자로 AI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마코 치사리 삼성전자 부사장 겸 삼성 반도체혁신센터(SSIC) 센터장은 "텐스토렌트와 협력해 AI·컴퓨팅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대기업들간 협업 관계도 돈독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엔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 공급 협업을 맺었으며, 3세 경영으로 대표되는 이재용-정의선 회장이 손을 잡았다는 점이 주목받기도 했다.
SK그룹은 AI 팹리스 계열사 '사피온'을 통해 AI 반도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2021년 SK텔레콤에 합류했으며, 2022년 1월 사피온 설립과 함께 초대 대표를 맡았다.
그는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현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물론 최태원 회장도 영입에 공을 들인 인물로 전해졌다. 사피온은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 3개사가 800억원을 출자해 출범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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