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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칼럼] 전례 없는 극한 날씨, 지구는 비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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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 칼럼] 전례 없는 극한 날씨, 지구는 비정상이다
한쪽에선 폭염이고, 다른 한쪽에선 폭우다.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극단적인 날씨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가혹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꺾일 줄 모른다.

올해 6월 지구 기온은 관련 기록이 집계된 1850년 이래 사상 최고치였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월간 '지구 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지구 평균기온은 15.5도였다. 이는 1850년 이후 집계된 6월 기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7월에도 신기록이 쓰여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7일 지구 평균 기온이 17.24도로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무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페르시안 걸프 국제공항에선 체감 온도가 66.7℃에 달했다. 이 정도 체감 온도는 사람이 견디기 힘든 수준이다. 그러나 시작일 뿐이다. 현재의 더위는 미래를 미리 맛보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폭염 뿐 아니라 폭우도 심각하다. 캐나다에선 역대급 물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동부 지역에 2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1971년 허리케인 베스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이다. 그리스는 산불 고통을 겪고 있다. 같은 날 그리스 동남부 로도스섬에서 산불이 번져 주민과 관광객 등 3만명이 대피했다.

이를 보면 최근의 이상 날씨는 '기후 변화'보다는 '기후 위기'라는 용어가 더 잘 어울린다. 이렇게 전세계가 초비상인데 화석연료 감축 논의는 진전이 없다.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들은 인도 고아주 밤볼림에 모여 화석연료 감축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회의를 마무리했다.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의 반대로 한 발도 못나간 것이다.

WMO는 작금의 지구촌 날씨를 엘니뇨 영향으로 본다. 엘니뇨는 남미 페루 연안의 태평양 적도 해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바다가 뜨거워지면 증발하는 바닷물 양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는 폭염, 폭우, 가뭄 등을 유발한다. 올해는 7년 만의 '슈퍼 엘니뇨'다.

그런데 WMO는 엘니뇨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여름이 지나가도 이상 기후가 가라앉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9월, 10월이 돼도 우리가 아는 가을 날씨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기후 위기를 온실가스 배출 등과 같은 인간 활동의 결과로 본다. 산업화가 진행되기 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 및 흡수 간 균형이 같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석탄·석유 등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태우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배출과 흡수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오늘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구가 흡수할 수 있는 양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지구가 흡수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계속 축적되어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약 0.9% 증가했다. 증가세는 약간 둔화되었지만 배출은 368억톤 이상으로 최고치였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극단적 사건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건강이 위협받을 것이다.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어업도 타격받는다. 특히 생물다양성이 위험하다.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 모든 것이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태만함'의 대가다.

집에 불이 났는데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인류는 디스토피아로 향할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우리 인간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과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얼마나 빠르게 행동할 수 있느냐 여부다.

신속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더 크고 강력한 폭염과 폭우가 우리를 때릴 것이다. 숲이 사라지고 섬은 잠기고, 동물들은 굶어죽을 것이다. 그 다음 차례는 인간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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