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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칼럼] 尹 순방 동행 구광모, 또다른 결단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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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산업부장
구광모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단둘이서 대화할 기회를 갖는해외에서 만난다.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12일부터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순방에 동행해서다. 'K-배터리'의 선봉장인 LG그룹은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브로츠와프 공장은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기지다. EU(유럽연합)가 유럽 내 배터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어 이 생산기지는 폴란드 정부 차원에서는 국보급이다. 지난해 현지 공장의 매출은 10조원을 넘겼다.

재계는 지금까지 LG그룹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주로 LG전자가 챙겼다면, 앞으로는 중국을 뺀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이 간판주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각국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을 유치하려고 한다.

LG의 최근 행보는 흥미롭다. 고(故) 구본무 회장이 '뚝심 경영'으로 뿌려놓은 씨앗에 구광모 회장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더해져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 공대 출신 공학도인 구광모 회장은 LG 지주사에서 경영수업을 받던 시점에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묵한 성격에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배터리의 경우 구본무 회장이 1992년 영국에서 2차전지 실물을 접한 뒤 가능성을 확인해 뚝심있게 키웠고, 구광모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을 LG화학으로부터 떼어내 집중 육성하는 전략을 더했다.

구광모 회장의 최대 결단이라면 휴대전화 사업을 26년 만에 접은 일이었다. 23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했지만, 한때 세계 3위까지 올랐던 위상을 생각하면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과감한 결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길 때도 과감하게 결정했다. 혹시 두 사람이 폴란드에서 결단력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면 공통분모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 회장은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일반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패널 등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사업을 대거 정리했다. 대신 차량용 조명 제조업체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자동차 전장 사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올 들어 전장사업은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고, 올 1분기 말 기준 수주잔액 80조원을 돌파하는 등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지금도 석유화학 사업을 재편하는 등 '선택과 집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LG그룹 시가총액은 구광모 회장이 2018년 6월 취임 당시 94조1000억원에서 현재 240조원 안팎으로 배 이상 늘었다.
구 회장의 행보는 국내 기준으로 보면 파격적이지만, 사실 글로벌 업체들의 사업재편은 '전광석화'에 비견할 만 하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1년여 동안 2만7000여명의 직원을 감원했고, '헤일로'라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정리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도 1만명 이상을 정리해고했다. 경기악화도 이유지만 최근 부상하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같은 사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 여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국내 기업의 사업전환은 더디기만 하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경우 새 주인을 찾는 데에만 22년이 걸렸고, 회사를 연명하기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 혈세만 10조원이 넘었다. GS칼텍스 등 정유업체들이 고부가 석유화학 소재, 배터리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지가 이미 10년 이 넘었지만, 이들 기업들의 주력은 여전히 정유다. 여전히 국제유가 등 대외 변수에 실적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 극복은 세계 각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산업에서는 수조원의 인센티브는 물론 전쟁까지 불사할 만큼 국가의 명운을 걸고 있다. 윤 대통령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면서 올해만 벌써 다섯 번째 순방길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산업사(史)를 돌이켜 보면 정치지도자와 기업인의 결단력이 맞아떨어질 때 큰 획을 그었다. 이번 폴란드 순방에서 윤 대통령과 구광모 회장의 이심전심 대화가동행이 'K-배터리'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산업부장

[박정일 칼럼] 尹 순방 동행 구광모, 또다른 결단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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