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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천안함 자해극, 중국에 들러리… 정치수요자 누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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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의 묘' 상실한 여권, 명분 주는 거야 폭주
"천안함 자폭조작"이 혁신? 反美親中만 부각
돈봉투·코인사태 못잖은 악재, 黨 대응이 키워
北 만행 물으면 간접화법, '천안함장 죽이기'만
묵비특권(?) 이재명, 中 앞에서만 읍소 저자세
[한기호의 정치박박] 천안함 자해극, 중국에 들러리… 정치수요자 누구길래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나지 않는다. 국정 책임을 지며 '관용'에 익숙해야할 여권은 운용의 묘를 상실했다. 여당은 정당이라기보단 대통령(실)의 '집행기구'에 가까워졌고, 야당·언론을 대하는 당정의 태도는 '예측 가능한 뻣뻣함' 그 자체다. 정치안정기였다면 조기 레임덕을 자초했겠지만, 명분을 찾을 구석이 없지는 않다. 거대야당의 폭주다. 상대 정파를 단죄하던 잣대에서 예외주의를 호소한 것도 모자라 정치의 외피를 쓴 만행이 잦아진다. 수습은커녕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정치공학과 '묵비 특권자' 행세만 남았다. 2020년 총선 때 '더불어'와 '민주'가 들어간 3개 정당만으로도 300석 중 183석을 가져갔지만 6할이 넘는 국민 대표성을 '수단' 삼을 뿐 그것에 '복무'하지 않는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1639만4815표·득표율 48.56%)과 불과 0.73%포인트 차로 역대 최다득표 패배(1614만7738표)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행위와 책임 간 괴리가 심하다. '천안함 음모론'과 '친중(親中) 넘어 종중(從中)'이 의심되는 사건들이 민주당을 뒤흔들었다. 지난 5일 이재명 당대표가 공식 회의체에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한 지 9시간 만에 자진 사표로 귀결된 과정의 일들이 기폭제가 됐다. 이래경씨는 SNS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패권세력들"을 운운하고, 안보 현안마다 북·중 이익을 대변하고, 윤 대통령을 "윤가(尹家)"라며 조기 퇴진을 종용하는 등 극단적 정치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2010년 3월26일 발발, 그해 9월 다국적 민·군 합동조사단이 북한의 천안함 어뢰(CHT-02D) 공격으로 밝혀낸 사건을 "자폭 조작"이라 해 1차 충격을 줬다. 보수정권도 아닌 미국의 조작이라니 국내정치를 넘어선 목적의식이 느껴졌다. 북한식 '진보적 민주주의' 강령의 옛 통합진보당에서 'RO 회합' 내란선동죄 처벌된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주장한 바도 있었다. 또 미 영공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을 중 관영매체 입장을 들어 부정하고, 중국 우한발(發) 코로나19가 미국발이라 주장하고, 2017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등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에 찬성한 당대 범(汎)진보 인사들을 "사드 7적(敵)"으로 규정했다. 논란될 언사를 "몰랐다"던 이 대표와 접점이 많아보인다.

2021년 민주당 돈봉투 살포 전당대회 의혹,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이상거래 의혹에 따른 '총선 위기감'에서 출발한 민주당 혁신위였지만 오히려 새로운 대형악재가 됐다. 현충일(6월6일) 직전 반(反)안보 인사 문제로 비화한 데다, 당의 대응 태도가 화를 키웠다. 이 대표는 북한군 소행 직접 인정 발언을 하지 않았고, 혁신위원장 내정도 직접 철회하지 않았다. 인사실패로 꺼낸 "무한책임"엔 '어떻게'가 없었다. 마지 못해 사의표명한 이씨는 사인(私人)의 표현을 "마녀사냥" 당했다고 호소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공당으로서 사과를 요구하자 당 수석대변인인 권칠승 의원은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 한 거지. 부하 다 죽이고 어이가 없네…"라고 막말했다.

2021년 6월 조상호 당시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한 종편에서 "(천안함장이)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수장시켰다"며 "최원일 그 분도 승진했다"고 비난하던 것과 같은 논리다.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7일 오전 BBS라디오에서 권칠승 의원이 "오해"를 불렀다며 "지휘관의 책임"을 주장했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투·작전·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에겐 엄한 징계"를 재론했다. 이 대표는 현충일 추념식 현장에서 마주한 최 전 함장이 "수석대변인이 '제가 부하들을 죽였다'는데, 북한의 만행이죠?"라고 묻자 답변 없이 자리를 떴다. 규탄 대상인 북한의 가해사실은 '모호한' 태도로 흔들어대다가, 기습 뇌격 희생·생존장병들에만 '확정적으로' 폄하하면 악질적인 모순 아닌가.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7일 라디오에서 최 전 함장에게 "지휘관으로서의 책임감"을 운운하고,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이 대표를 찾아간 것에 "어떻게 들어가셨는지"라며 공격했다. 지도부 입장을 물을 것 없는 '전통' 같기도 하다. 보훈가족 초청 청와대 오찬에서 방북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기념사진을 담은 책자를 천안함·연평해전 희생자 유족에게 건넨 게 2019년 현충일 이튿날(6월7일)이었다. 2021년엔 법원에서도 허위주장이 인정된, 전직 민주당 추천 천안함 합조단 조사위원 진정을 명분으로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셀프 재조사를 밀어붙일 뻔했다. 문 전 대통령이든 이 대표가 답변대신 갈음한 '정부 공식입장'이 바뀔 수도 있었던 일이다.

수습도 지난하고 난망하다. 권 의원은 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당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유감 표명'을 하고, 직접 생각을 밝히기보단 "(2021년)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로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간접 화법을 취했다. 국민 눈높이와 여전히 멀었다.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 회장이 당일 오후 의원실로 항의방문, '아버지처럼' 여기는 최 전 함장에게 사과하라고 타진한 뒤에야 8일 비공개 양자 대면이 이뤄졌다. 조상호 전 부대변인 사과는 흔쾌히 받아줬던 최 전 함장은 '처음 본 순간 한대 치고 싶었다'는 심경도 감추지 않으며, 사과를 받았지만 이 대표의 사과와 재발방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반미 혁신위원장 내정에 이어 대중 사대주의 논란을 자초하는 등 딴전이다. 국민 47.83%의 선택이란 성적표를 받았었고, 국회 단독 과반정당 대표에 현역 의원인 그가 중국 특사도 아닌 주한대사의 '들러리'를 섰다. 8일 초청 만찬 명목으로 이 대표를 대사관저로 불러낸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15분간 한국 정부를 향한 훈시를 쏟아냈다. 한중관계 악화엔 중국 탓이 없다며, "위대한 중국몽"을 내세우고, "중국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히 존중"하라거나,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훈련을 동시에 멈추라는 "쌍중단" 등 요구를 늘어놨다. 도 넘은 내정간섭에 9일 외교부 초치 대상이 됐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읍소 모드'였다. 지난달 30일 '중국 수출 진출 기업 애로사항 청취 긴급 간담회'를 열어 '대중 교역 악화는 윤석열 정부 외교 탓'이란 인식을 공유했던 그는 "대사님께서, 또 중국 정부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오늘도 부탁을 드리려고 한다"고 했다. 2016년 대북 사드배치가 잘못인 듯 찾아가서 읍소한 방중단, 일본과 '경제전쟁'을 상수로 두던 정권 모습 등이 기억에 스친다. 이 대표는 국정·외교를 담임한 입장이 아니면서 "대한민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도 했는데, 노골적인 대만 주권 무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주요국 삼중수소 배출량 분석, 동해·남해보다 훨씬 수심이 얕은 서해에서 북한 우라늄 광산발(發), 중국 동부 원전발 방사능 오염수 영향을 훨씬 크게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도 민주당은 공식입장이 없다. 이 대표는 싱 대사에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방류 문제만 콕 집어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적어도 대한민국 일반국민을 위한 정치같지는 않다.

hkh89@

[한기호의 정치박박] 천안함 자해극, 중국에 들러리… 정치수요자 누구길래
지난 6월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재명(왼쪽부터) 당대표, 당일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한기호의 정치박박] 천안함 자해극, 중국에 들러리… 정치수요자 누구길래
지난 6월7일 오후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에게 '부하 다 죽이고 무슨 낯짝' 막말한 권칠승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가 보좌진에게 '의원 면담 요청'을 하며 기다리고 있다(왼쪽). 오전 중 '유감 표명' 기자회견을 했던 권칠승 의원은 전준영 회장이 취재진과 2시간 가까이 현장을 지킨 뒤에야 면담에 응했고, 최원일 전 함장을 직접 만나 사과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의원실 출입문엔 "열려있습니다. 편하게 들어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오른쪽).<디지털타임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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