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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칼럼] 잊힐까 두려운 文의 기행, 국민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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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콘텐츠에디터
[박양수 칼럼] 잊힐까 두려운 文의 기행, 국민은 괴롭다
신구 정권이 바뀐지 1년이 넘었다. 그런 변화에 무심한 듯 한 번도 경험 못한 전직 대통령의 보여주기식 대국민 쇼는 계속되고 있다. 괴롭힘을 당하는 건 국민의 몫이다. 국민은 잊고 싶어하지만 '나는 잊히지 않겠다'고 끈질기게 매달리는 모양새다. 보기에도 민망하지만 잠시도 가만 내버려 두질 않는다.

전직 대통령은 국가 원로다. 겸허히 임기 중 정책 과오와 실정(失政)을 돌아보고, 책임지는 게 맞다. 응당 그래야 한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행'은 그런 국민의 기대치와 상궤를 거스른다. 전직 대통령이 누릴 수 있는 예우는 다른 이들보다 몇 곱절 더 누리면서, 현직 대통령을 무례하게 훈수 두거나 꾸짖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마이동풍(馬耳東風),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문 전 대통령은 양산 사저 옆에 빈집을 사들여 책방을 열고, 본인 주연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선 파격적 행보다.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책을 2만2000여권이나 팔았다고 자랑한다.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속내가 궁금하다. 현실 정치로의 복귀를 노린 포석일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지지자들 결집을 노린 무언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실제로 영화 '문재인입니다' 개봉에 앞서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그는 "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 곧 이어 "자연인으로서 잊힐 수 없는 것이지만 현실 정치 영역에선 이제 잊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것인데 끊임없이 저를 현실 정치로 소환한다"고 주장했다. 정치 복귀에 대한 희망을 에둘러 표현한 듯한 발언이다.

좌파는 기록물에 집착한다. 스탈린 같은 독재자들은 나라 곳곳에 자신의 동상을 세웠다.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남긴 문 전 대통령도 그런 공식을 빼닮았다. 비슷한 시기에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긴 다큐 영화가 곧 개봉한다. 여성계에서 "민주도, 진보도, 의리도 아니다. 단지 패악질일 뿐이다"며 "당장 멈추라"고 애원하지만 그 뿐이다.

문 전 대통령이나 박 전 시장의 다큐 영화는 존재했던 사실과 현실에 대한 엄연한 왜곡이다. 사실을 비틀고, 거짓과 위선으로 포장했다. 본인들도 그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뻔뻔하게 그런 영화를 만든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도 집단주의의 위력을 믿어서일 것이다. 집단주의는 판단력과 인지능력을 왜곡시킨다. 이명박 정부 때 '광우병 파동'에서 이를 목격했다. 촛불로 광장을 밝힌 '깨어있는 시민들'에게서도 보았다. 집단 속에선 남들이 믿는 것을 믿으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이 강해진다. 집단에 의해 개인의 판단은 흐려지고 왜곡된다.


당대에선 기록이 왜곡됐다는 걸 누구나 안다. 지금은 거짓 기록으로 손가락질 받을지언정, 현재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지면 오직 기록물만 남는다. 거짓 다큐 영화는 바로 그런 먼 훗날 다음 세대를 노린 것이다. 북한 정권이 주장하는 '북침설', 일본이 국민에게 계속 우기는 '독도는 일본 땅'이란 주장도 다른 바 없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석열 정부의 관심은 온통 좌파 정권에서 싸질러 놓은 오물을 치우는데 가있다. 선관위의 자녀 채용비리, 정계·교육계·노동계에 침투한 간첩단, 전국적인 마약·금융 범죄 등 굴비 엮듯이 줄줄이 터져 나온다.

하나같이 핵폭탄급이다. 5년 내내 매달려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아마 문 정권이었다면 모두 적폐 청산으로 단두대에 올릴 사안들이다.

문 전 대통령을 현실 정치에서 또다시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쇼맨십과 전시 행정에선 최고의 달인인 그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에 했던 발언을 들려주고 싶다.

"전시 효과에만 골몰한 나머지 세금을 물 쓰듯 낭비해가며 실적 올리기에 혈안이 된 정치인을 우리는 사이비 정치인이라 부른다. 이들이 노리는 건 다음 선거에서 표를 더 많이 얻는 것이다. 하지만 그 욕망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김 없이 부패와 무능의 잔해가 가득 쌓여 있다. 속으로 병 들어 썩어가는 구태 정치의 대물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은 합니다' 중에서, 이재명 저) 콘텐츠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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