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바다를 매립해 포항제철소 부지를 확장하려고 하면서 경북 포항지역 지역사회가 둘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을 추진하면서 포항제철소 내 부지가 부족하다고 판단, 바다 132만2300㎡를 매립해 확장하는 안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포항시 남구 청림동과 제철동 행정복지센터, 포항시 웹사이트 등을 통해 공람 절차를 밟고 주민 대상 설명회 개최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송도상가번영회, 영일대해수욕장상가번영회, 경북사회연대포럼 등은 '포항제철소5투기장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수소환원제철로 전환은 세계적 과제이자 모두가 바라는 바"라며 "그러나 수소환원제철소 용지를 위해 5투기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수소환원제철 용지를 기존 유휴부지나 그 외 육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고 5투기장 조성만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이 포항 영일만에서 해양보호생물인 잘피 군락지 약 15만㎡를 발견한 만큼 포스코는 공유수면을 매립해 해양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포스코 측의 손을 들어주는 곳도 있다. 포항지역발전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포항제철소 주변에 여유 부지가 없어 부득이 바다를 매립해 수소환원제철소를 건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신속한 행정절차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스코가 포항에 20조원을 투자해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수소환원철소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사업으로 크게 환영할 일"이라며 "경북도와 포항시는 공장 지을 땅이 없어 광양으로 넘어간 2차전지, 전기강판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친화적 방향에서 산업용지 확보에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1일 포항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수소환원제철 용지조성사업 산업단지계획 변경안 합동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관련 자료 미배포와 소통 부족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