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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DT인] 판매왕·임원까지 거친 `보험고수`… "모르면 차라리 가입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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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고객이 1~2년내 해지하면 완납유지보다 더 수익 높아지는 구조
오래된 보험 좋다는건 잘못, 때론 새 질병에 필요한 위험 대비 못하기도
구독자 상담·조언 책으로 엮어내… "보험학교 만들어 설계사 키우는게 꿈"
"보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가입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고나 질병 등 불행이 일어나야 지급되는 보험금을 더 받으려고 각종 특약을 가입하다 보면 끝이 없고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해일 수 있어요."

'보험명의 정닥터의 보험 사용설명서'를 펴낸 정성욱(47·사진) 작가는 이 같이 강조했다. 보험 설계사로 활동하며 '판매왕'을 밥 먹듯이 하고, 보험회사에서 임원까지 역임했던 그가 이 책을 펴낸 이유는 금융소비자들이 보험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소비자들이 보험을 가입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보험 설계사들도 보험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보험 설계사라는 직업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보니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지인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보험사가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죠. 그렇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설계사 모집에 가장 많은 비용을 쓰고 이 같은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구조입니다."

보험사들은 고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설계사를 모집하지만 실제로 만족할 만한 수입을 얻거나 오랫동안 버티기는 쉽지 않다. 결국 설계사가 그만두더라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일이 별로 없다. 그만둔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했던 지인들만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보험사가 바라는 결과라고 정 작가는 강조했다.

"모든 보험이 완납돼 유지가 된다면 보험사가 오히려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됩니다. 보험사는 오히려 고객들이 1~2년 안에 해지해주기를 바라죠. 일을 그만둔 설계사의 지인들이 보험을 해지하면 오히려 수익이 높아지고 위험 관리가 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전략적으로 해지율을 관리하기도 합니다."

그는 설계사들도 좋은 상품을 팔기 위해서 보험 상품에 대한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역시 보험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해야 불필요한 보험 가입을 막을 수 있다. 그가 '보험 사용설명서'를 펴낸 이유다.

보험사들이 매년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보험 가입자의 상황도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가입 시점에서 완벽한 보험은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고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험은 100세 만기로 해야 좋고, 20년 납입 비갱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각인돼 있어요. 하지만 그 전제는 지금 가입하는 보험이 나중에 가입하는 보험보다 무조건 유리해야 해요.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새로운 질병이 발견되거나, 보험 가입자의 직업·나이 등의 조건이 바뀌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따라서 설계사들이 보험회사에서 주입식으로 교육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무조건 믿고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불필요한 위험에 대한 비용을 미리 지불하게 되거나, 반드시 필요한 위험에 대한 대비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설계사들은 기본적으로 보험을 팔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판매 실적이 수당과 직결되니깐 당연한 거죠. 오래 알고 지낸 설계사라고 해서 다를까요? 그런 설계사에게 '알아서 잘 해달라'고 얘기하는 건 자신과 가족에게 필요 없는 수천만원의 금융상품을 비싸게 사는 꼴입니다."


그는 저축성 보험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보험이라는 상품 자체가 사업비를 떼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축이 될 수가 없어요. 부자들은 상속이나 증여를 위해 종신보험을 활용할 수 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환급률이 100%가 넘더라도 사실상 무조건 손해인 구조에요."

정 작가는 자신도 보험 영업을 오랫동안 했었고, 정말 재미있게 했었지만 보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는 현실을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특히 유튜브 등에서 거짓된 정보로 보험을 판매하는 설계사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보험 영업일을 그만두고 스스로 유튜버가 됐다. 2018년부터 매일 실시간방송을 하며 구독자들이 가입한 보험에 대한 상담과 조언을 해주면서 마침내 책까지 펴내게 됐다.

그는 앞으로 보험학교를 설립하는 게 꿈이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 설계사들을 교육시키는 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보험 설계사는 보험에 대한 지식은 물론 도덕성을 갖추고 건강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험학교에서 이러한 부분을 교육하고, 이수하는 사람에게 설계사 자격이 주어지도록 하고 싶어요. 보험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오늘의DT인] 판매왕·임원까지 거친 `보험고수`… "모르면 차라리 가입하지 마세요"
'보험명의 정닥터의 보험 사용설명서'를 펴낸 정성욱 작가

[오늘의DT인] 판매왕·임원까지 거친 `보험고수`… "모르면 차라리 가입하지 마세요"
'보험명의 정닥터의 보험 사용설명서' 정성욱 작가. 정성욱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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